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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크로마키 대신 LED월”…콘테크 산실 ‘CJ ENM 스튜디오 센터’

파주=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 벽면 360도를 아우르는 높이 7.3미터(m)의 대형 마이크로 LED 월이 무대 중앙에 서 있는 배우를 감싼다. LED 월에 미국 뉴욕의 도시 야경이 나타나자, 배우는 순식간에 뉴욕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된다.

5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일대 6만4000평 부지에 구축된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찾았다. 국내 최대 규모인 1600평의 스튜디오와 총 13개 동의 스튜디오를 갖춘 곳이다. 지난해 12월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현재 ‘환혼’을 비롯해 ‘작은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6개 콘텐츠를 동시에 제작하고 있다.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 영화·드라마 촬영장일뿐만 아니라, 가상·증강현실(VR·AR)과 시각특수효과(VFX)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접목된 ‘콘테크’(콘텐츠+테크) 전진기지다. 1만5000평 규모 야외 오픈 세트, 폭 20m·길이 280m의 멀티 로드, 그리고 소품 센터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초 ‘원스톱(ONE-STOP)’ 제작 환경을 구축했다.

그중 단연 압권은 삼성전자 ‘더 월’이 탑재된 ‘VP 스테이지(Virtual Production Stage)’다. 벽면 360도와 천장을 모두 대형 LED 스크린으로 꾸민 버추얼 스튜디오로, 흔히 아는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이 아닌 다양한 현실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해 촬영하는 최첨단 시설이다. 배우와 제작진의 몰입도를 한층 높일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VP 스테이지에는 ▲지름 20미터·높이 7.3미터 타원형 구조의 메인 LED 월(Wall)과 ▲길이 20미터·높이 3.6미터의 일(一)자형 월 등 총 2기의 마이크로 LED 월이 설치되어 있다. 마이크로 LED는 시중 LED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더 월’ 제품이 세계 최초로 탑재됐다.

이날 CJ ENM은 VP 스테이지를 통해 다양한 공간을 연출하는 시연을 했다. 메인 LED 월 앞에 서 있는 모델의 움직임은 특수 카메라를 통해 포착되고, 카메라가 움직일 때마다 화면에 담길 배경의 크기가 LED 월 안에서 자유자재로 조정됐다. 모니터링 화면에서는 뉴욕 고층빌딩과 거리 등 다양한 배경 속에 있는 모델이 이질감 없이 표현됐다.

김상엽 CJ ENM 콘텐츠 R&D센터장은 “VP 스테이지는 제작비 절감은 물론 배우와 제작진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다”며 또 “기존에 영상을 제작할 때는 제작진이 촬영을 다 끝낸 후 후반 CG 작업이나 필요시 재촬영까지 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효율을 VP 스테이지로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 ENM 스튜디오 센터 내 13개 모든 스튜디오는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와 CJ ENM 영화 촬영, CJ그룹 광고 촬영 등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향후 버추얼 프로덕션 수요와 촬영 씬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고양 일산 CJ라이브시티 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추가 구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서정필 CJ ENM 테크&아트 사업부장은 “현재 이곳 스튜디오 센터를 통해 연간 20편 정도의 제작을 소화할 수 있어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우선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제작에 한해 지원하고, 향후 추가 부지 확보와 스튜디오 확충이 이뤄지고 난 후 제작에 여력이 생긴다면 외부 임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 ENM은 이곳을 단순히 영화·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와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라이브커머스와 홈쇼핑, XR 기반 공연, 메타버스 서비스, LED 월 기반 배경 IP(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큰 화면에 영상을 띄우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영상을 컨트롤하고 인터랙션하는 기술을 생각하고 있다”며 “영상에 쓰인 장면들을 그대로 메타버스나 XR로 구현하는 등 콘텐츠의 확장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디벨롭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파주=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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