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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업계, 생존 위한 몸부림…‘적과의 동침’에 ‘성소수자’ 콘텐츠도 [IT클로즈업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주춤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서 국내 OTT업계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뿐 아니라 콘텐츠 유통 다각화와 다양한 포맷과 성격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KT가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선보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스카이TV의 ENA 채널과 올레tv,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 뿐 아니라 경쟁사인 넷플릭스에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의 포문을 열였다. 자사 채널이나 OTT를 통해 독점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기보다는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지난 6월 29일 첫 방영을 시작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11일 기준 넷플릭스 국내 TV쇼 부문 1위, 글로벌 9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KT 시즌과 CJ ENM의 OTT ‘티빙’과의 통합설도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관계인 양사는 앞서 지난 3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도 발표했다. 만약 티빙과 시즌이 결합되면, 앞서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협력해 만든 ‘웨이브’에 이어 국내 두 번째 통합 OTT가 탄생한다. 최근 KT는 티빙 서비스와 제휴한 신규 요금제도 출시했다.

그런가하면 티빙은 지난달 미국 방송사 CBS가 선보인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 동맹을 맺었다. 티빙 내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런칭, 티빙 구독료만 내면 파라마운트+까지 2개의 OTT 콘텐츠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방식이다. 파라마운트+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올 1분기 기준 3960만명으로, 연내 60개국에서 서비스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은 파라마운트+의 첫 아시아 진출지로 티빙과의 협력을 통해 단독 진출의 리스크를 줄이고, 티빙으로선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다. 양사는 향후 2년 간 총 7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동 제작할 예정이며, 그 첫 작품으로 올 하반기 ‘욘더’를 전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역시 글로벌 OTT ‘HBO맥스’와의 콘텐츠 제휴를 현재 진행 중인 웨이브의 경우, 최근 다양한 포맷과 성격의 드라마, 예능을 선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웨이브는 지난달 상업영화를 드라마 시리즈 버전으로 선보였다. 기존 상업영화를 드라마화 해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웨이브는 이달부터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이하 복무하라)’, ‘부기나이트’, ‘어우동: 주인 없는 꽃’을 드라마 시리즈 버전으로 독점 제공한다. 최근엔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적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와 같은 성소수자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8일 공개한 커밍아웃 로맨스 예능 ‘메리 퀴어’를 비롯해 오는 15일엔 남자들의 연예 리얼리티 ‘남의 연애’를 통해 다양성(性) 커플의 로맨스를 다른다. BL(Boy’s Love) 드라마 등 ‘퀴어 프렌들리 콘텐츠’가 방송계의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이번 예능을 통해 다양성과 재미, 사회적 화두까지 던지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왓챠 역시 장르 불문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중소기업 현실고증 드라마로 인기를 끈 ‘좋좋소’를 비롯해 2월엔 직접 제작에 나선 BL 드라마 ‘시맨틱 에러’가 자체 집계 순위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엔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 ‘최종병기 앨리스’를 공개하며 마니아층 확보에 나섰다.

왓챠는 연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중 요금제 하나로 영상과 음악, 웹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구독모델 ‘왓챠 2.0’을 출시한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구독자의 콘텐츠 경험을 영상에서 웹툰·음악 등 전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왓챠 2.0’의 핵심이다.

한편 최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외 OTT 별 MAU(월 활성 이용자 수, 안드로이드 기준)를 살펴보면 넷플릭스(782만명), 웨이브(299만명), 티빙(256만명), 쿠팡플레이(221만명), 디즈니+(110만명), 시즌(103만명), 왓챠(71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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