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우리도 삼성처럼"…DB하이텍, '반도체 설계' 분사 검토

김도현
- DDI 등 개발하는 브랜드 사업부 경쟁력 향상 차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 강화에 나선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부문과 분리해 개별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12일 DB하이텍(대표 최창식)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 등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이 브랜드 사업부를 분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DB하이텍에 따르면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DB하이텍은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8인치(200mm)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칩(PMIC) ▲이미지센서 등을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이 주력이다.

이번에 거론된 브랜드 사업부에서는 DDI 등 외주 설계를 담당했다. 파운드리 대비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00억원 이상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쏠쏠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8인치 파운드리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시장 부진 등으로 주춤하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는 문제없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DB하이텍 성장성에 우려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12인치(300mm)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DB하이텍은 설계 사업 강화를 통해 사세 확장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메모리와 달리 설계와 제조 분야가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여서 한 회사가 둘 다 소화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영역이 나눠진 만큼 팹리스 업체 입장에서는 종합반도체회사(IDM)보다는 순수 파운드리 기업을 선호한다. 설계 기술 유출 등 이슈에서 자유로운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수년 전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를 분리한 이유다.

DB하이텍도 같은 맥락에서 브랜드 사업부를 독립법인으로 떼어내는 작업을 검토하게 됐다. 기존에는 범용 제품만 설계했다면 분사 이후 고부가가치 칩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외부 파운드리 협력사와 협업할 수 있다. DB하이텍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브랜드 사업부 물량 대신 다른 고객사와 거래를 통해 수익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특성상 IDM보다는 순수 파운드리, 순수 팹리스 방향으로 가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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