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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7주년 맞은 공영쇼핑, 자본잠식 털고 공익성 강화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TV홈쇼핑 업계가 정체기 속을 걷는 가운데 공영홈쇼핑이 조용히 도약하고 있다. 매해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개국 7주년을 맞은 올해 안정적인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새 수장을 맞은 공영홈쇼핑은 공공기관으로서 공적 역할을 한층 강화한다.

14일 공영홈쇼핑은 이날 개국 7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오는 17일까지 TV방송으로 판매하는 모든 제품(쌀·순금·여행 등 제외)에 대해 모바일 앱 주문 시 5% 할인, 10% 적립 등 혜택을 제공한다. 물가 안정화를 위해선 추석까지 생활 필수 상품군을 전년 수준 이하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미 4월부터 진행한 ‘물가안정’ 특집 판매액에선 640억원을 돌파했다. 밥상 필수품인 김치와 쌀은 각각 67억원, 64억원 실적을 기록해 판매 상위 상품군에 이름 올렸고, 한돈 대패목살·한우구이세트 등 정육제품도 31억원 가량 팔렸다. 꼭 필요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 요인이 컸다.

◆‘흙길’ 걷던 공영홈쇼핑, 흑자전환으로 시장 안착=공영홈쇼핑이 시장에 안착해 공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판로 확대 및 소비자 후생 효과를 위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공영홈쇼핑이 처음부터 순탄한 길만 걸은 건 아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목적으로 2015년 7월 개국했다. 이후 5년간 줄곧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개국 첫해에 영업손실 199억원을 기록한 이후, 106억원(2016년), 45억원(2017년), 65억원(2018년), 49억원(2019년)으로 5년간 순손실은 약 416억원이었다. 자본금 800억원 중 절반 가량이 잠식 상태를 겪은 셈이다. 이에 공영홈쇼핑 자본잠식 문제는 모회사 중소기업유통센터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됐다.

태생적 한계는 있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이다. 즉 방송 제품 100%가 중소기업 협력사 제품이거나 농·수·축산물이어야 한다. 영리목적보다 판로 확대에 목적이 있는 만큼 판매수수료율도 20%대로 낮은 구조를 유지한다. 다른 홈쇼핑처럼 유명한 해외·대기업 상품을 팔아서 높은 수수료를 받는 게 불가능한 구조라는 의미다.

하지만 공영홈쇼핑은 이러한 조건 속에서도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업계 내 안정적으로 자리잡았을뿐더러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을 만한 요인을 해소하게 됐다. 코로나19 계기로 최근 2년간 홈쇼핑·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수혜를 받은 영향이 컸다.

특히 공영홈쇼핑은 2020년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면서 채널 인지도 제고를 높이고 매출 규모 역시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신규 고객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당시 매출액은 2039억원으로 전년대비 28.6% 증가했다. 동시에 영업이익은 2018억으로 전년 영업손실 49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조로 지난해 매출액 2046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으로 흑자 유지에도 성공했다.
◆‘디지털전환’과 ‘공적 역할’ ...공영홈쇼핑이 가야할 길=공영홈쇼핑이 겪는 어려움은 또 있었다. 지난해 긴 시간 수장 자리가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8개월간 공석을 끝내고 지난해 9월 조성호<사진> 전 NS홈쇼핑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건 공영홈쇼핑이 다시 사업에 동력을 얻는 원동력이 됐다. 조 대표는 20년간 홈쇼핑 임원으로 일한 홈쇼핑·마케팅 전문가로 불린다.

조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방향은 모바일 중심 디지털 전환과 공적 역할 확대다. 연초 조 대표는 “공정가치의 실현과 공적 기능 확대로 공공기관 역할과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업수익 20%를 공익예산으로 지원·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공영홈쇼핑은 ‘TV홈쇼핑 무료 방송지원사업’을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경제진흥원협의회·사회적기업이 선정한 상품 50개와 우수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 10개 등 총 60개 상품에 대해 판매수수료 전액무료, TV홈쇼핑 상품화 코칭 등을 통해 TV홈쇼핑 진출을 지원하기로 한 것.

지난 8일 2억원어치를 판매한 손질오징어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제주 흑돼지세트, 멀티트레이, 제우스 UHDTV 등 총 10가지 상품을 차례로 판매할 예정이다. 온라인 비대면 판로지원 사업에 참여할 총 35개 기업을 선발해 최대 350만원씩 홈쇼핑 영상 제작비도 지원한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기획한 전국 시·도 지자체 및 정부기관 대상 무료광고 지원 사업도 첫 발을 뗐다.

모바일 디지털전환 일환으로 강화하고 있는 분야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다. 지난 2월 TV방송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더블라이브’를 선보였다. 이는 TV 방송과 라방 진행자가 생방송 중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등 TV와 라방의 경계를 허무는 효과를 가져왔다.

소비자 후생에도 신경썼다. 추석까지 ‘장바구니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공공기관으로서 민생 안정을 위한 물가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영홈쇼핑 조성호 대표는 “생필품 가격을 전년 수준으로 맞추고 추석명절까지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장바구니 물가 및 민생 안정에 적극 대응하는 공공판로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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