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아직까지는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시그널과 함께 12개월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완화된 것에 고무돼 3대 주요 지수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대비 2.15% 오른 3만1288.26으로 종료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2% 상승한 3863.16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9% 오른 1만1452.42로 거래를 마쳤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0% 늘어난 680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0.9%를 상회한 것이다.
반면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5.2%로 한 달전 5.3%보다 낮아졌으며,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전월의 3.1%보다 누그러졌다. 결국 41년만의 초인플레이션 상황이 지금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의미로 시장에선 해석될 수 있다.
최근까지 '미국 소비가 아직 괜찮다'는 의미는 미 연준이 초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더 강력한 금리 인상 카드를 쓸 수 있다는 의미로 인식돼 주가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동시에 12개월 장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걱정할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 우려를 상쇄시켰고 이는 결국 미 증시 전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강력한 금리인상과 그로 인한 경기침체의 악순환 시나리오가 멈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동안 경기침체 프레임에 갇혔던 반도체주가 이날 상대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다.
한편 나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전기차 보다는 반도체 섹터가 상대적으로 활기를 보였다. 전기차 대표주인 테슬라는 0.74% 상승에 그쳐720.20달러로 마감했다. 독일의 슈피겔에 따르면, 이날 뮌헨 법원은 테슬라에 대해 오토파일럿 기능에 문제가 있는 '모델X' SUV 구매자에게 11만2000유로(한화 약 1억5000만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또 다른 전기차기업인 리비안은 2.50% 올라 강세를 이어갔고, 루시드 2.14% 하락했다. 니콜라는 2.27% 상승했다.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2.54% 오른 157.62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AMD(+3.1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67%), 인텔(+2.41%) 등 주요 기업들도 강세로 마감했다. 5G 통신 고성능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전날 4% 이상 급등했던 퀄컴은 이날도 1.74%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대만의 TSMC가 2분기 호실적으로 3% 이상 상승하면서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다시 미 나스닥 시장의 반도체 섹터도 경기침체의 우려에서 점차 낙관론으로 관점이 옮겨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애플(+1.15%), 아마존닷컴(+2.64%), 알파벳(+1.28%), 넷플릭스(+8.20%), 메타 플랫폼스(+4.21%) 등 업종 대표주들도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지난 14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광고 구독 오퍼링과 판매 파트너 제휴를 한 것에 대해 뒤늦게 시장이 반응하면서 8%가 넘는 급등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TT 서비스기업들이 경쟁 격화로 저렴한 요금제와 광고 모델을 찾는데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인 ESPN+이 월 구독료를 43%나 대폭 인상할 계획이라고 전해 또 다른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