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일문일답] 통신사가 왜 에어택시를? SKT “역량 자신 있다”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텔레콤이니 통신만 가지고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가진 AI·머신러닝 및 우수한 통신 기반 솔루션을 같이 접목시킬 수 있다. 우리 스스로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정도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전략과 비전을 발표, 이 같이 강조했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비행체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세계 UAM 시장이 오는 2040년에는 1조5000억달러(한화 1785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은 UAM 컨소시엄(SK텔레콤·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기상산업기술원·한국국토정보공사)을 꾸려 한국형 도심항공모빌리티 상용화를 위한 정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 말 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해 연구와 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 주관 UAM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의 원년 멤버기도 하다.

특히 SK텔레콤은 UAM 기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도 손잡았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가장 먼저 승인 받은 UAM 기체 제조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양사는 올해 2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CEO 주도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SK텔레콤의 하민용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사진>와 이석건 UAM사업추진팀장과의 일문일답.

Q. UAM이 빠르게 실현되려면 철폐돼야 할 규제 두 가지를 꼽아달라.

A. (하민용 CDO) 있는 것들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면 결국 현행 한국법 체계를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 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논의하면서 정리가 되면 국회에 특별법 형태로 제안이 되지 않을까 한다. 현행 항공 규제가 UAM에 적용되기에는 타이트하기 때문에, UAM에 맞춰 현실화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Q. 규제 개혁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2년 내로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을 수 있을까.

A. (이석건 팀장) 미국도 미국연방항공청(FAA)에서 항공기와 동일한 수준의 안전 기준을 만들어 (UAM)을 검증하려 하고 있다. 형식증명(TC), 제작증명(PC), 감항증명(AC) 등 인증은 다 미국에서 해야 될 것이고 다만 한국에서도 미국에서 받은 인증을 인정해주는 제도가 있다. 국토교통부도 그런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Q. UAM 서비스 측면에서 아웃소싱 형태로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A. (하민용 CDO) 아웃소싱까지는 생각 안 해봤다. 이 사업의 본연의 서비스를 생각했을 때, SK텔레콤이 통신사니까 통신 역할을 하는 거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UAM의 기체 운항부터 관제·플랫폼까지 엔드투엔드(end to end)로 하겠다는 비전을 말씀드린 거다. 수익성 측면에서 비행기를 팔아서 비즈니스 하는 게 나을지, 버티포트 같은 새로운 형태 인프라를 구축하고 MaaS(Mobility as a Service, 서비스형모빌리티) 사업 하는 게 나을지 고려는 안 해봤다. 다만 이 사업이 정착되면 여러 형태 서비스가 나올 거고 새로운 혁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Q. 항공법이 아닌 도로교통법을 적용하면 UAM 이용 시점이 앞당겨질 것 같은데.

A. (하민용 CDO) 사회적 수용도를 고려했을 때 처음에는 저밀도 지역 관광이나 의료용 아니면 물류, 굳이 사람이 타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한 것들을 위주로 할 것 같다. 안전성을 증명하는 기간이 필요할 텐데 이런 부분으로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심장 이식이 필요할 때 차로 달리는 것보다 UAM이 빠를 테니 그런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테고, 그런 것들이 잘 받아들여진다면 본격적으로 운송 수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항공통신망 구축이나 자율비행용 저궤도 위성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진척이 있나.

A. (하민용 CDO) 항공통신망 구축 준비현황을 보면 그랜드챌린지 1단계에 필요한 통신망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고흥 상공망에 구축할 예정이다. 그래서 시험 비행을 할 구간이 약 21km 정도 되는데 그 구간에 대해 디자인을 하고 있고, 인프라 조직에서 구축을 진행할 것이다. 이제 서비스가 되면 이동 구간이 생길 건데 그 구간에 대해서는 5G망으로 상공을 또 커버할 수 있도록 일정 부분 조정을 해야 한다. 기존에 있는 망들을 활용을 하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Q. UAM 사업은 여러 파트너가 함께하는데, 합리적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을지.

A. (하민용 CDO) 요금제를 합리화시켜주는 것은 시간의 문제다. ‘이렇게 많은 파트너들이 들어와 협력해야 하는데 그 정도 요금 가지고 수익성 나겠냐’ 하는 부분은 저희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어느 정도 요금제가 도입될 텐데 벤치마킹이 될 것 같다.

Q. 기체 운항 경쟁력 외에 SKT UAM 컨소시엄이 가지는 강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A. (이석건 팀장) UAM은 크게 기체 운항, 교통 관리, 버티포트 이 세가지가 중요하다. 아무래도 기체 쪽이 안정성이나 가능성을 보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를 제외하고 본다면 서비스 제공자로서 티맵모빌리티와 시너지를 내서 고객이 예약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또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 역시 방산이나 항공관제 등 현업에서 잘 하는 플레이어들이기 때문에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Q. 다른 컨소시엄에는 항공사가 참여하는데. SKT 컨소시엄보다 유리할 것 같다.

A. (하민용 CDO) 운항사 경험을 가진 멤버가 있는 건 굉장히 큰 강점이다. 다만 당장 우리가 항공사들과 뭔가를 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기존 항공사여야만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나름대로 역량을 축적해보자 하는 논의도 있다. 올해나 조속한 시일 내 우리의 대책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Q. AI나 자율비행 같은 기술적 개발이 더 필요해보인다.

A. (하민용 CDO) 기체 관련한 부분은 조비 에비에이션과 같이하고, 나머지 관제·플랫폼·통신은 우리가 직접 맡는다. 내부적으로 CEO가 직접 TF장을 맡은 전사 TF가 있고 외부 전문가도 채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이니 통신만 가지고 하겠다는 건 아니고, 자체적으로 가진 AI나 머신러닝 그리고 우수한 통신 기반 솔루션을 같이 접목시킬 수 있다. 우리 스스로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정도의 역량은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 컨설턴트, 학계와도 긴밀한 협력을 진행 중이다.

Q. UAM이 상용화되면 미들마일에서 배달·물류 수요가 굉장히 클 것 같은데.

A. (하민용 CDO) UAM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운송·교통수단뿐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쯤 본격 서비스 하려고 할 때 어떤 분야에 어떤 니즈가 있는지 여러 조사를 할 것 같다. 지금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서 포지셔닝 하고 있지만 이걸 다르게 보는 시각이 있을 거고, 니즈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나올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물류나 의료, 재난용, 관광용 등 크게 카테고리만 뒀고, 짚어서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