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SKT “UAM, 우리보다 잘할 사람 없다”…ICT역량 총결집(종합)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UAM, 우리보다 잘할 사람 없다.”

SK텔레콤이 하늘길을 달리는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도심 상공을 비행할 수 있는 꿈의 교통 시스템으로 불리는 UAM은 현재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3사와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들이 합종연횡하며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그동안 축적해온 정보통신기술(ICT)을 총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UAM은 전기로 구동하는 비행체 기반의 항공 이동 서비스다. 도심에서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은 오는 2040년 1조5000억달러(한화 1785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작년 말 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하며 일찌감치 UAM 시장 선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주관 UAM 민관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의 원년 멤버로, 현재 UAM 컨소시엄(SK텔레콤·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기상산업기술원·한국국토정보공사)을 꾸려 정부 실증사업 ‘K-UAM 그랜드챌린지(GC)’에 참여하고 있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사진>는 “SK텔레콤이 웬 항공사업이냐는 질문 많이 받았지만, 국내에서 UAM 사업을 우리보다 잘할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지난 30년간 운영해온 이동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운항, 관제, 플랫폼 등을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 실증사업에는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각각의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또 다른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팀 코리아 멤버인 KT는 현대자동차 및 대한항공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으며,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GS칼텍스·제주항공 등과 손을 잡았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UAM 기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가장 먼저 승인 받은 UAM 기체 제조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관계사인 티맵모빌리티를 통한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UAM에 구현하는 구상도 갖고 있다. 기체 운항뿐만 아니라 관제·교통관리 등의 시스템이 플랫폼과 연결되는 것인데, 예컨대 이용자는 현재 티맵을 통해 지상 택시를 부르는 것처럼 간단하게 UAM을 예약하고 이용할 수도 있다.

하민용 CDO는 이 MaaS 플랫폼이 UAM 생태계에 있어 오히려 기체 운항보다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UAM 사업의 핵심은 지상과 항공을 심리스(seamless)하게 아우르는 MaaS 플랫폼이 핵심”이라며 “SK텔레콤은 통신 등 핵심 인프라와 MaaS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국토교통부의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 사업에 참여, 국내외 우수한 파트너들과 협력하며 사업 역량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사업자들은 오는 2025년을 UAM 최초 상용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그에 앞서 2023년 개활지 실증을 거쳐 2024년 도심지 실증까지 마칠 계획이다.

UAM 시장 선점을 통해 SK텔레콤은 향후 다양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에 따른 비즈니스모델 창출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를 하기 전에 배달·물류 등 무인 서비스를 통해 UAM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이후 관광·의료 등 특수 서비스를 거쳐 일반인 대상의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 CDO는 “사람들을 운송함에 있어 안전성을 증명할 기간이 필요할 텐데, 물류나 의료용으로 먼저 사회적 수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예를 들면 환자가 심장 이식을 빨리 해야 하는 경우 UAM을 활용할 수 있고, 차츰 그런 것들이 잘 받아들여진다면 본격적으로 운송 수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UAM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UAM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운송 교통수단뿐만은 아닐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영역이 있을 것”이라며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쯤 본격 서비스를 하려고 할 때 어떤 분야에 어떤 니즈가 있는지 여러 조사를 할 것이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수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