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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속 성범죄 급증"...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막을 수 있을까

신제인
비영리단체 섬오브어스는 '메타버스 내에서 성추행이 이뤄졌다'며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출처: 섬오브어스)
비영리단체 섬오브어스는 '메타버스 내에서 성추행이 이뤄졌다'며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출처: 섬오브어스)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메타버스에서 빈번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에 함께 이를 처벌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직 검사들도 여기에 힘을 싣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검 소속 김정화, 김윤식, 차호동, 검사는 대검찰청 계간 논문집 ‘형사법의 신동향여름호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메타버스공간에서의 성폭력 범죄와 형사법적 규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PC나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비몰입형 가상현실에서도 아바타를 이용한 추행이나 스토킹과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라며, “가상현실에서 이용자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련 벌칙 규정을 둘 것”을 제안했다.

한편, 새로운 법을 만들거나 기존 성폭력 관련 법으로 규제하는 데는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가상현실 기술이 상용화되지 않은 ‘과도기’에 처벌 규정을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아바타를 이용한다는 특성에 맞춰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범죄행위로 의율, 이를 개정함이 알맞다는 이유다.

◆“정보통신망법 개정해 처벌해야” 주장 이어져

실제로 최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공간 내 범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상현실의 아바타를 이용해 성범죄를 할 경우 최대 1년의 징역을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내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아바타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거나, 타인의 아바타를 스토킹하면 징역 1년 이하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온라인에서 상대방에 대한 스토킹·성희롱으로 이용자에게 직접적인 불안과 성적 수치심을 초래하는 경우는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만약 음성이나 문자 채팅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줬다면, 이 경우는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아바타 자체의 접촉에 대한 가해 행위는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최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는 반면, 권리보호에 관한 제재 규정을 가상공간에서의 권리침해 행위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아바타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고 스토킹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입법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 게임산업 저해 우려도...‘이용자 경험’ 제한

일각에서는 “아바타 간 성추행을 정의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해당 법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게임사가 운영 정책상 게임 이용자의 이용경험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2월 메타버스 내 성추행을 방지하기 위해 ‘아바타 간 거리두기’ 기능을 새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아바타 간 접촉을 ‘악수’와 ‘하이파이브’ 정도로만 축소하며 이용자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바타의 움직임이나 활동 반경 등이 현실 세계와 유사할수록, 사용자 몰입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용자 경험을 억압하기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에서 메타버스 게임 산업이 보다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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