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뉴스

한컴, 자회사 부진에 상반기 역성장··· “클라우드로 전면돌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기업 인수합병으로 성과를 내온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암초에 직면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SW) 매출이 늘었지만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하던 자회사의 부진으로 연결 기준 실적은 악화됐다.

16일 한컴은 2022년 반기보고서를 제출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115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4.2%, 32.5% 줄었다. 다만, 반기순이익은 298억원으로 31.3% 늘었다.

부진한 연결 실적과 달리 별도재무제표로는 매출액 647억원, 영업이익 2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0.8% 늘었다. 한컴 본연의 사업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연결 자회사가 부진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큰 규모의 매출 규모 감소다. 한컴은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900억원의 매출액을 신고했다. 1~2분기 매출 합인 1115억원과의 차이가 지나치게 적은데, 이는 지난 7월 매각한 자회사 한컴MDS의 실적을 반기보고서부터 뺐기 때문이다. 이미 매각이 결정됐기 때문이 이번 보고서부터 한컴MDS 매각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컴MDS는 상반기 매출액은 2.1% 줄어든 780억원,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56억원을 기록했다. 한컴MDS의 실적까지 포함하더라도 한컴의 연결 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는 피하기 어렵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안전장비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다. 2021년 상반기 매출액 596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거둔 한컴라이프케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373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4%, 91.3% 줄었다. 2020년 마스크 대란 당시 반짝 호황을 누린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큼 측은 “한컴라이프케어는 계약 완료건의 공급 지연으로 상반기 매출이 하반기로 이연됐다”고 말했다.

한컴은 김연수 대표 체제 하에 사업 전반을 재편 중이다. 그간 공격적으로 인수해온 기들 다수를 한컴MDS와 함께 묶음으로 매각했다. 사물인터넷(IoT).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지난 몇년간 미래 먹거리라고 홍보해오던 사업 다수가 포함됐다. CES 2022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았던 한컴인텔리전스 등이 대상이다.

김연수 대표는 ‘글로벌-데이터-서비스’라는 사업 기조하에, SW 집중의 사업을 클라우드와 서비스로 확장 전환하는 전략에 집중하는 중이다. 클라우드 업무환경 핵심 시스템인 ‘한컴구름’이나 ‘한컴오피스’를 기반으로 전자계약의 전체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한컴싸인’ 등이 예다.

한컴은 하반기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하반기 한컴싸인의 본격적인 사업화와 함께, 한컴오피스를 기반으로 구독형 SaaS ‘한컴독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한컴독스는 한컴오피스의 클라우드형 서비스로, 보다 많은 고객이 기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