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상반기 원자재값·물류비 각 25%, 40% 늘어 - LG전자 역시 원가 상승 요인에 재고 늘어나 - 3분기 역시 비슷한 상황…4분기에는 반등 요인 존재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글로벌 거시경제가 휘청이면서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원자재값과 물류비가 늘었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재고는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1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기보고서(2022년 1~6월)에 따르면 두 기업의 TV와 생활가전 원자재값 및 물류비가 올랐다. 이에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경쟁 심화 등으로 제품 가격은 소폭 오르는 데 그치거나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 부문에서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을 담당한다.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 DX부문 원자재 매입 비용은 39조3319억원이다. 전년동기 31억5120억원에서 25% 더 높다.
원자재와 함께 제품을 운반하는 데 쓰인 물류비도 늘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물류비는 1조8417억원이다. 전년동기 1조3193억원보다 40% 부담이 더해졌다.
LG전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홈앤에어솔루션(H&A) 부문에서 생활가전을,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에서 TV를 다룬다. H&A부문 원자재 매입 비용은 7조4692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737억원보다 16% 올랐다. 스틸과 레진 가격은 각 전년동기대비 22% 20% 상승했고, 구리는 40% 높아졌다.
HE부문의 경우 4조8513억원을 원자재에 지출했다. 이는 전년동기 4조1011억원에 비해 18% 커진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사는 원자재 비용과 물류비가 늘면 원가 부담이 높아져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안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 그렇지만 상반기 동안 수요가 줄고 경쟁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제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이 기간 삼성전자 TV의 평균판매가격(ASP)는 전년동기대비 약4% 떨어졌다. LG전자의 TV와 모니터는 4% 3% 오르는 데 멈췄다. LG전자의 에어컨 ASP는 6% 줄어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고 자산이 늘어나며 고충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상반기 재고 자산은 각 52조922억원과 9조6844억원이다. 각 전년동기대비 55% 16% 증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과 물류비가 상승 오른 이유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주요 도시 봉쇄로 인한 공급 불안정성이 가장 큰 이유다. 재고 자산이 불어난 것도 같은 이유”라며 “3분기 역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반등 요소는 있다. TV와 생활가전 시장은 통상 ‘상저하고’다. 상반기에는 성적이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각종 유통 행사로 소비가 진작된다. 같은 관계자는 “일반적인 TV 및 생활가전 시장 상황을 봤을 때 4분기에는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분기에는 2분기와 상당히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