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애플이 올해 초 아이폰을 대상으로 셀프 수리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맥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3일(현지시간) 애플은 이날부터 미국에서 M1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셀프 수리 설명서와 정품 부품 및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접 수리할 수 있는 부분은 ▲디스플레이 ▲배터리(상단 케이스) ▲트랙패드 등이다.
지난해 11월 애플은 셀프 서비스 수리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했다. 애플 제품을 직접 수리하기 원하는 소비자는 정품 부품과 도구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폰을 사용하던 중 액정이 깨졌을 경우 서비스 센터에 가지 않고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부품과 공구를 구매해 직접 갈아 끼울 수 있는 식이다.
그간 애플은 소비자가 공인인증 업체가 아닌 사설 업체에서 수리했다는 기록이 있으면 보증 기간이 남았어도 수리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셀프 수리의 경우 보증 기간이나 조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애플이 이와 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은 유럽과 미국 정부의 영향이 크다. 유럽의회는 지난 2020년 11월 수리할 권리를 보호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이어 작년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제품 수리 권한을 통제하는 독점적인 관행을 시정하라며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도 가세했다. FTC는 애플을 포함한 일부 스마트폰 제조 업체가 소비자의 수리할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리 제한 관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애플의 셀프 수리 서비스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만 시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애플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기술(IT) 기기의 셀프 수리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작년 11월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