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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IPO] 11번가, 주간사 선정…내년까지 “신중 또 신중”

이안나
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주요 성장기업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면서(高) 적기에 IPO를 진행(GO)하는 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데일리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 IPO 준비 과정을 집중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 4위 기업 11번가가 현 공모주 시장상황과 내년도 시장을 예측하며 신중하게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장고 끝에 IPO 추진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며 상장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24일 11번가는 IPO 대표 주간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간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국내·외 증권사 10곳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지 4개월 만이다. 늦어도 6월 내 주간사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었지만 실제로는 두달 가까이 지연됐다. 최적의 시점에 IPO를 할 수 있도록 각 준비 과정에 신중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날 11번가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비전으로 시장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더불어 향후 성장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IPO와 관련한 추후 진행 일정 및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향후 주간사들과 함께, 현 공모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시장 환경 및 IPO 절차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국내주식 시장이 최악인 현시점에서 11번가를 포함한 IPO를 앞둔 기업들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최근 IPO를 완주한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와 11번가와 동종업계에 있는 컬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쏘카는 상장 흥행을 위해 몸값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기관 수요예측부터 데뷔전까지 저조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컬리 역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각종 장치들을 마련하면서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당초 언급된 4조원 기업가치를 인정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1번가 입장에선 올해 상반기 SK스퀘어 자회사 SK쉴더스·원스토어가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다행인 건 11번가는 상장 목표 시점이 연내가 아닌 내년으로, 상대적으로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11번가는 현재 상장 목표 시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2018년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 등 상대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5년 내 IPO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1번가가 투자자와 맺은 계약에 따르면 예정된 IPO 기한은 2023년 9월30일까지다. 2018년 투자받을 당시 업계에서 평가한 11번가 기업가치는 약 2조7000억원이었다.

11번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래 성장동력 화보를 강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취임한 하형일 11번가 대표는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지속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력을 포함해 ‘성장’을 위한 모든 전략과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 대표가 언급한 네가지 방향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빠른 배송과 선별된 상품으로 고객 구매경험을 제고하는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한 SK텔레콤-아마존-11번가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영역 차별화 서비스 제공 등이다.

7월 초에는 이커머스 사업자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고객 일상 소비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이커머스 서비스 기반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연계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2018년 11번가 법인 출범 당시에 비해 매출액, 거래액, 월 평균 이용자 수(MAU)를 비롯해 리테일, 해외직구, 라이브커머스, 동영상 리뷰 등 신규사업까지 많은 부분들이 성장했다”며 “시장으로부터 11번가 가치증대가 이뤄진 점을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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