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메모리 시장…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려 확산
- 반도체 성장률 하향 조정 줄이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과 증권가에서 기존 발표한 시장 성장률과 실적 등 예상치를 낮추면서 반도체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2022년과 2023년 전년대비 세계 반도체 성장률을 재차 수정했다. 지난 6월 발표와 비교해 올해는 16.3%에서 13.9%, 내년은 5.1%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
세분화하면 메모리 분야 낙폭이 가장 컸다. 올해 메모리 성장률은 18.7%에서 8.2%로 2달 만에 대폭 내렸다. 내년은 3.4%에서 0.6%로 바꿨다. 스마트폰,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는 데다 데이터센터 고객이 재고 소진에 무게를 두면서 메모리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메모리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지난달 ‘2022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개인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기업들 비용 감축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고조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한 만큼 단기간 내 메모리 반등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을 8~13%에서 13~18%로 확대했다. 트렌드포스는 “제조사들의 생산능력 계획이 축소되지 않는다면 감소세는 4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에 대해서도 2분기 대비 3분기 13~18%의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역시 지난달 2023년 D램 및 낸드 관련 장비 지출이 2022년 대비 각각 7.7%, 2.4%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제조사 재고가 늘면서 일련의 경고 메시지는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6월 말 기준) 총액은 각각 21조5080억원, 11조8787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30.7%와 33.2% 늘어난 수치다. 양사는 보유자산 중 재고자산 비율이 두 자릿수로 올랐다.
최근 메모리 3위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1분까지 힘든 시장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13조5470억원)와 SK하이닉스(3조1660억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4%, 24.1%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락세다. 양사의 24일 주가(종가 기준)는 5만9000원, 9만3200원으로 각각 전일대비 100원, 400원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4거래일, SK하이닉스는 3거래일 연속 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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