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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채용도 ‘비스포크’ 시대…빅테크‧스타트업, 맞춤형 영입 전략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개발자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취업 포털 사람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개발자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IT 및 스타트업은 과거 일률적인 채용방식에서 벗어나 개발자 핵심 니즈에 맞춘 글로벌 업무 환경 근무 지원 및 인재육성, 유연근무제, 회사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비스포크(bespoke, 맞춤형‧개인주문에 맞춘)’ 채용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 우수 개발자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연봉을 넘어 그들이 일하고 싶은 비전과 문화까지 갖춰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급물살을 탔던 재택‧원격근무는 주요한 채용 전략이다. 지난 4월 실시한 커리어 전문 플랫폼 잡플래닛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 선택 때 따지는 요소 1위가 재택근무 여부(35.9%)로 꼽힐 만큼 채용시장 화두가 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신사옥을 완공하면서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 주 3일 사무실 출근하는 타입O와 주5일 내내 전면 재택근무를 하는 타입R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지난 7월부터 상시 재택근무를 공식 도입했다.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은 사무실 출근 대신 메타버스 가상오피스로 출근한다.

이뿐 아니라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도 내세우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한국시간 기준 시차 4시간 이내 해외 지역에서 근무 가능한 ‘하이브리드 워크 2.0’ 근무제를 실시 중이다. 일본, 대만, 태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등이 해당된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창업 단계부터 100% 원격근무를 적용했다. 직원이 원한다면 국내외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 실제로 업스테이지 직원들은 제주, 부산, 울산은 물론 미국, 일본, 홍콩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무대 진출을 강조하는 기업도 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실리콘밸리 같은 곳에서 근무하며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개발 역량과 경험을 키우고 싶어한다.

비마이프렌즈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비마이프렌즈 ‘비스테이지’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지향하는 비스포크 플랫폼 빌더다. 팬덤에는 국경이 없다. 비스테이지 서비스 개발자는 자연스럽게 전세계인 대상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220개국에 이르는 다양한 국가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개발자는 글로벌 팬덤 관리를 위한 대용량 트래픽 대응, 글로벌 이커머스 크로스보딩이 가능한 시스템까지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동료복지’도 중요하다. 개발 업무는 ‘팀플레이’로 이뤄진다. 비마이프렌즈도 동료복지 철학을 강조한다. 구성원 모두를 파트너로 생각하며, 서로의 성장과 경험을 독려하는 ‘비프렌즈(bfriends)’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마이프렌즈에는 기술적 성장을 위한 코드리뷰, 기술 질의응답(Q&A)을 진행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개발자가 업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모두 갖추고 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스타트업 당근마켓 조직문화 핵심 축도 ‘나보다 뛰어난 동료’ 채용이다. 함께 일하는 과정 속에서 많이 성장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발자를 회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인재’ ‘인적자원’으로 표현하는 ‘사람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신입 개발자 발굴에 힘쓰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우아한형제들은 개발 인재 발굴 프로그램인 ‘우아한 테크코스’를 운영한다. 개발자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 만든 무료 코스로 프로그래밍 기본, 웹 프로그래밍 등의 교육을 미래 개발자에게 10개월간 무료 지원한다. 각 단계별 프로그래밍 미션이 끝나면 글쓰기와 발표를 진행해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높인다. 우아한 테크코스는 개발인재 등용문이다. 1기의 경우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파이낸셜, 쿠팡, 야놀자 등에 취업하며 취업률 95%를 기록했다. 2기 졸업생들도 삼성전자, 카카오, 라인 등 대기업부터 마이리얼트립, 백패커, 드리머리와 같은 스타트업에 두루 취업하며 96% 취업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고용노동부 후원을 받아 청년 대상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사피)’를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1년 교육과정으로 매일 8시간씩 집중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을 이수하고 실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사피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채용 박람회, 기업 설명회도 개최한다. 취업에 성공한 사피 수료생 2770명 중 35%(965명)는 소프트웨어 개발 비전공자다. 넥슨은 게임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있는 청소년을 위한 예비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인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을 올 10월 개최한다.

비마이프렌즈 이기영 공동 대표는 “과거와 달리 업무에 따라 근무 조건과 환경이 달라졌고, 최신 IT기술은 근무 장소와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한다”며 “최신 IT기술과 트렌드에 익숙한 개발자들은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개인의 목표를 이루는 것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우수한 개발자와 기업을 성장시키고자 한다면 이들의 다양한 가치와 니즈를 반영한 비스포크 채용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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