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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해트트릭 낭보에도… 2년째 막혀있는 포털 댓글창, 해법없나 [디지털&라이프]

박기록
네이버 스포츠 /해외축구 메인화면 캡쳐
네이버 스포츠 /해외축구 메인화면 캡쳐
손흥민이 일요일(18일) 아침 국내 축구팬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을 알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이 18일(한국시간) 열린 레스터시티와의 2022-2023 시즌 8라운드 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것도 후반 14분 교체 멤버로 투입돼 10여분 동안 세골을 몰아치는 폭풍 활약이다. 팀은 6대2로 완승했다.

지난 시즌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지만 올 시즌 개막이후 부진한 경기력과 골침묵 때문에 영국 현지 미디어들의 혹평에 시달렸지만 이날 활약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국내 팬들의 마음 고생도 한꺼번에 날렸다.

영국 언론들도 손 선수의 활약상과 함께 경기 결과를 주요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 이와함께 온라인에선 현지 토트넘 팬들의 반응과 함께 한국, 중국, 일본 등 각국의 EPL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장감 높은 영상과 팬들의 반응을 정작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주요 스포츠 포털에선 찾아볼 수 없다.

댓글창을 아예 닫아놓았으니 조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주요 뉴스 포털에는 이 날 손흥민 경기 결과와 관련한, 다양한 영상들과 뉴스 등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돼있으나 정막감이 흐르고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것은 역시 닫혀진 댓글창 때문이다.
현재 손흥민과 관련한 온라인 반응의 거의 대부분은 유튜브 영상 채널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 캡쳐
대형 포털의 별다른 정책 변경이 없으면 올 12월 열리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도 지금의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포털 '연예인·스포츠' 댓글 셧다운 언제까지?… 대안 못찾았나

지난 2020년 8월7일,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은 악플러의 폐해를 막기위한 궁여지책으로 스포츠 뉴스 댓글을 중단 시켰다. 그로부터 2년 넘게 흘렀다.

앞서 그해 2월, 온라인 뉴스에 달리는 악플의 고통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연예인들이 계속 나오자 네이버 등 포털에선 연예 기사와 관련한 댓글을 막았다.

그런데 스포츠 분야에서도, 당시 악플에 시달리던 전도 유망한 여자배구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자 결국 스포츠 관련 영상과 기사에도 댓글 서비스가 중단됐다.

당시 IOC 유승민 선수위원이 직접 자신의 SNS에 스포츠뉴스의 '댓글 금지법'을 촉구했으며 배구연맹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프로농구, 여자프로골프 등 각종 선수협단체들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임시방편의 성격이었던 '댓글 셧다운' 정책에 대한 이렇다할 보완이나 대안 마련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짚어봐야할 대목이다.
◆오히려 '풍선효과'…소통의 하향평준화의 위험

'풍선효과'란 한쪽을 누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그에 비례해 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사회적 여론 형성의 영향력이 큰 포털의 연예·스포츠 댓글을 막아놓기는 했지만 과연 그 효과를 달성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유튜브 채널이나 특정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의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포털의 댓글 셧다운 정책에 대한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는 무수한 컨텐츠 생산자들 앞으로 독자들을 내모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우리 사회의 '소통의 하향 평준화'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편으론 연예·스포츠 영역만 막아놓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른 영역은 댓글창을 오픈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도 따져봐야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다른 영역의 기사들도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댓글이 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다음은 일반 기사 댓글에 '부적절한 표현' 감지 또는 '감추기' 기능 등을 통해 악플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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