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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고환율에도 해외여행 인기…이커머스 항공권 ‘불티’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얼마 전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처음 1400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고환율·고물가 현상이 길어질수록 온라인쇼핑 업계도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소비자 지갑이 더 얇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실제 최근 절약이 주요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는 ‘짠물소비’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단 아직 ‘예외’가 적용되는 곳이 있습니다. 해외여행 관련 수요인데요. 항공권 유류비와 현지 쇼핑 등을 생각하면 고환율은 해외여행에 직격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판매하는 해외 항공권과 여행상품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11번가는 최근 3주간(8월31일~9월20일) ‘해외항공권’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대비 4배(330%) 이상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항공권’ 카테고리 거래액 증가율(104%)과 비교해도 해외항공권 거래액 증가율이 3배 이상 높은 모습입니다. 위메프에서도 8월31일부터 2주간 해외항공권 거래액은 직전 2주(8월17일~8월30일)와 비교해 89% 증가했다고 했고요.

8월31일은 정부가 ‘입국 전 유전자증폭(이하 PCR) 검사’ 폐지를 발표한 날이기도 합니다. 현지에서 입국 전 PCR 검사를 받고 확인서를 구하는건 꽤나 번거로운 일입니다.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죠. 혹여 양성이라도 나오면 계획에 없던 추가 체류를 해야 하니 입국 직전까지 부담감도 있고요.

입국 후 자가격리 폐지에 이어 입국 전 PCR 검사 폐지 등 방역 완화 조치가 계속되면서 고환율 현상과 상관없이 해외여행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동남아 휴양지부터 미국, 유럽 등 10시간 이상 비행하는 장거리 노선까지 방문 도시도 코로나19 정점기 대비 다양합니다.

특히 11번가에 따르면 해외항공권 카테고리 전체 거래액 중 2030세대 비중이 전년 17%에서 올해 41%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기엔 비즈니스 목적으로 4050세대 출장객들이 주로 항공권을 구매했지만 올해 자유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젊은 고객층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확실히 ‘무지출 챌린지’까지 등장하는 흐름과는 정 반대 모습입니다.

고환율·고물가 속 수요가 몰리는 곳에 이커머스 업체들도 집중하기 마련입니다. 해외항공뿐 아니라 해외호텔, 해외여행 패키지 같은 상품군 거래액도 10배 이상씩 치솟고 있으니까요. 이에 관련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하고, 여행 전문관을 개설하는 모습도 등장했습니다.
쿠팡 여행상품 전문관 쿠팡트래블은 해외여행 상품만 모아두는 ‘쿠팡트래블360’을 지난달 선보였습니다. 이외에도 5성급 이상 호텔 상품을 모은 ‘쿠팡트래블 프리미엄’,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모은 ‘쿠팡펫여행’도 출시했습니다. SSG닷컴은 한진관광 여행 브랜드 '칼팍' 공식 스토어를 지난달 열었습니다.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이 공동 운영하는 칼팍은 전세계 호텔, 레스토랑, 엄선한 일정 등으로 구성한 여행 브랜드입니다.

11번가도 오는 30일까지 여행 할인 프로모션 ‘2022 트래블페어’를 진행하며 인기 국내외 여행 상품들을 특가에 판매하고요. 위메프 역시 ‘어게인(Again 해외여행’ 기획전을 이달까지 운영합니다.

고환율 시대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인기가 치솟는 걸 보면 코로나19로 막혀있던 하늘길이 소비자들 마음을 많이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2년간 거의 전무한 해외여행 수요로 여행·문화 상품 중심 이커머스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 같습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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