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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공공배달앱 땡겨요 훈풍, 내년까지 이어질까?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3사가 주도하던 배달주문 앱 시장에 최근 변화 기류가 감지됩니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땡겨요가 주인공인데요. 출시 8개월만에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한 겁니다. 연간 목표였던 회원 수 120만명 돌파도 이달 중 조기 달성할 예정입니다.

올해 1월 땡겨요가 ‘상생형 배달앱’을 내세우며 공식 출시됐을 때만 하더라도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땡겨요 이용자 수가 많아야 신한은행도 정교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데, 기존 3개사가 격전을 펼치던 상황에서 실상 땡겨요는 논외 대상이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4~5월경입니다. 고물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배달앱 수수료 부담감을 토로하기 시작했죠. 2%대로 낮은 수수료를 제시한 땡겨요를 자영업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식당들이 배달비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생기자 소비자들도 이동을 시작한 겁니다. 때맞춰 땡겨요가 가수 싸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할인 쿠폰도 뿌리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고요.

신생 배달앱은 초기 사람들을 모으는 게 가장 큰 과제입니다. 입점업체가 없으니 고객이 안 들어오고, 고객이 없으니 입점업체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되거든요. 기존 배달앱 수수료 프로모션 종료에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땡겨요 같은 상생 배달앱이 어부지리로 반사이익을 얻게 됐습니다. 입점업체가 늘어나니 고객이 늘고, 다시 입점업체가 추가되는 선순환 효과 물꼬를 틀게 된 겁니다.

실제 NHN데이터에 따르면 땡겨요 앱 설치 건수는 지난 3개월간 약 3.2배 늘어 배달의민족·요기요가 장악한 음식 배달 앱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땡겨요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 설치 비중은 51.7%로 배달의민족 사용자 대비 약 5%포인트 높았습니다.

신한은행은 향후 땡겨요 서비스 지역을 서울, 부산, 부천지역에서 내년 중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과연 땡겨요 약진은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포장주문 수수료 0원’ 프로모션을 언제까지 진행해야 하는지 눈치를 보는 상황입니다. 이 프로모션을 끝내는 즉시 자영업자와 소비자 반발과 이탈이 뻔히 예상되니까요.

업계에선 배민과 쿠팡이츠가 올해를 끝으로 내년부턴 포장주문 수수료를 종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땡겨요 입장에선 한번 더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여전히 배민·요기요·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땡겨요가 이들 ‘대항마’로 떠오르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렇지만 기존 배달주문 앱 ‘대체재’로서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각인된다면 꾸준한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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