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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尹대통령 선물부터 햄까지…추석 전 뜨거워진 ‘중고거래’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선물용 참치세트를 2만원대에 구입했습니다. A씨는 평소 캔참치를 즐겨먹는 편이지만, 최근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껴 대량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에서 ‘미개봉 상품’을 기존 가격 대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던 겁니다.

추석선물세트를 온라인에서 팔거나 구매하는 모습은 A씨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1인 가구여서 대용량 식품·생활용품을 쓰기 부담스럽거나 자신이 먹지 않는 식품을 회사나 지인으로 받았을 때, 이를 개봉하지 않고 중고거래로 되파는 거죠. 최근 2030세대 중심으로 이런 ‘명절테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해 현금화하려는 판매자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이 기회에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입니다. 추석과 설 명절 연휴 기간을 앞두고 플랫폼 내 인기 검색어로는 ‘선물세트’, ‘스팸’, ‘홍삼’ 등 키워드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실제 한가위 연휴를 앞두고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이 한층 더 활성화된 모습입니다. 가공햄과 건강기능식품, 샴푸 세트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거래 품목으로 올라오고 있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필요 없는 선물을 저렴하게 내놓고 있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A씨처럼 대다수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자신이 쓰기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 중고거래로 미개봉 상품을 구매하기도 하고요.

이 같은 현상이 명절 때마다 일어나다 보니 중고나라는 지난 설에 이어 올해 추석에 처치 곤란한 ‘스팸’ 선물을 직접 매입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번 매입한 스팸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죠. 이를 위해 중고나라는 플랫폼 내 스팸 거래 가격을 매일 분석해 스팸 무게 단위와 선물세트 매입 시세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중고거래에서 구매하는 목적이 ‘저렴해서’ 인 것만은 아닙니다. 가령 윤석열 대통령 부부 추석 선물세트도 중고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매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역 특산물과 메시지가 담긴 카드인데요. 실제 선물세트 가격은 5만원 정도인데 주로 15만원~최대 30만원선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희소성이 있는 만큼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건데, 누군가에겐 특별한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각에선 추석 선물로 받은 물건들을 온라인에서 중고로 거래하는 모습을 두고 탐탁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집에서 두고 쓰지 않을 물건이나 상해버릴 음식 같은 경우, 이 물건이 필요한 사람과 저렴하게 거래하는 건 다르게 보면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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