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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날리면’ 공방하는 사이… 국내 증시·외환시장 초토화

박기록
<사진>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딜링룸
28일 국내 금융시장은 말그대로 '패닉'이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돌파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3%이상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앞서 7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던 '검은 월요일'이 이틀만에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이후 환율이 다소 진정돼 1439.9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으나 시장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최종적으로 전일대비 54.57포인트(-2.45%) 하락한 2169.29로 마감했다. 힘겹게 지켜왔던 2200선이 결국 무너졌고 코스닥 시장도 24.24포인트(-3.47%) 급락한 673.87로 장을 마쳤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40%, 네이버는 1.96% 각각 하락해 연중 최저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악재인 대한항공은 3.67% 하락, 에너지수입 원가 부담이 늘어나 역대급 적자 규모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은 4.71% 급락했다.

외환 및 증시, 채권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정치권에서 ‘바이든’, ‘날리면’ 으로 나뉘어 음성 판독과 비속어 논란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 일주일새 패닉에 가까운 변동성을 보이며 휘청거렸다.

이 기간동안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라도 머리 싸매고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커지는 시간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1일 이후 이날까지 6거래일만에 177.92 포인트가 빠지는 급락세가 연출됐다. 같은 기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7.5원이 급등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 외환시장의 안정이다.

국내 증시의 폭락은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달러를 사고 있기때문이다. 무엇보다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와 통화 당국은 우리의 외환보유고와 외환 자산규모가 안정적이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시장과의 온도차는 커 보인다. 또한 시장의 기대하고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도 현재로선 구체적인 일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미 파월 연준(Fed) 의장과 다양한 형태의 (외환시장)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외환시장 안정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지만 그것이 곧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의미하는 발언으로는 분석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스와프 조건을 보면 내부 기준이 있다"면서 당장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될 가능성에는 거리를 뒀다. 우리 정부가 원한다고 미 연준이 당장 우리와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한편 최근 증시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온라인 주식 게시판에는 지난 2020년3월 처럼 금융 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들어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835억원으로 전월 3493억원과 비교해 38.4%(1342억원)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시 약세를 예상한 국내외 증권 창구를 통해 공매도 물량을 거세게 쏟아냄으로서 증시 하락을 더욱 부채질 한다는 지적이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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