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가 이모티콘 가격을 인상한다. 애플 정책 변경 때문이다. 개발사 입장에선 구글과 애플 앱마켓 정책에 따라 울며겨자먹기로 이모티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는 PC 웹페이지를 통해 이모티콘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을 방침이다.
2일 카카오톡 이모티콘 공지사항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6일부터 애플 정책 변경에 따라 이모티콘 가격을 조정한다. 이에 따라 100초코는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초코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300초코는 3900원에서 4400원으로 각 500원씩 인상된다. 초코는 이모티콘 결제 때 필요한 화폐 단위다.
최근 애플은 한국을 비롯한 유로화 사용 국가 대상으로 인앱결제(앱 내 결제)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가격 정책을 살펴보면, 인앱결제 가격은 0.99달러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른다. 1.99달러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2.99달러는 3900원에서 4400원으로 변경된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가격도 이러한 애플 정책에 따라 변경되는 것이다. 애플이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으로 달러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애플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애플은 환율과 세금 등을 고려해 국가별 앱스토어 가격을 조정해 왔다.
앞서, 카카오는 구글 인앱결제 정책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사용자 대상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 ‘이모티콘 플러스’ 이용료를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구글은 최대 30%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인앱결제, 최대 26% 수수료에 자체 구축 시스템을 갖춘 외부결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구글은 기존에 허용됐던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 방식을 금지했다. 웹결제에서는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됐었다.
앱 개발사들은 구글과 애플 패널티를 피하기 위해 인앱결제 정책을 수용하고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는 앱 생태계에서도 고물가 현상으로 이어지며,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이에 카카오는 PC를 통한 이모티콘 구매 활성화를 노린다. 이번 가격 조정안은 앱 내 결제에만 해당되기에 PC 웹페이지를 통해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카카오는 PC 웹페이지를 통해 이모티콘 가격 프로모션에 나섰다. 개별 이모티콘 전상품 가격은 20% 할인된다. 200초코 이모티콘은 기존보다 저렴한 2000원이다. 애플 인앱결제 때 3000원보다 1000원이나 저렴하다. 이모티콘 플러스 이용료는 첫 달 무료, 이후에는 월 3900원이다.
카카오가 이러한 프로모션을 펼치는 이유는 가격이 오른다고 앱 개발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는 구글 인앱결제 정책으로, 신규 이용자 축소를 경험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인앱결제 적용 서비스 가격 허들이 높아졌기 때문에, 초기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는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 시행 후 신규 이용자가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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