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르포] 축구장 26개 규모 한화솔루션 진천공장…"태양광 1위 초석"

김도현

- 고효율 셀 ‘탑콘’ 파일럿 라인 가동
- 내년 4월부터 한국공장 생산능력 5.4GW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 12일 찾은 충북 진천 한화솔루션 태양광 공장. 생산라인에 들어선 뒤 330미터(m)를 걷고 나서야 본격적인 투어가 시작됐다. 축구장 26개 규모(19만㎡) 사업장의 크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2개동으로 이뤄진 진천공장은 12개 셀 라인, 3개 모듈 라인을 갖추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캐파)은 셀 4.5기가와트(GW), 모듈 1.6GW다. 참고로 4.5GW는 620만명이 가정용으로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날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한국공장 담당자는 “진천공장과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음성공장을 더해 한국공장이라 부른다. 음성공장에는 모듈 라인(2.9GW)만 있다”며 “한국공장에는 총 2100명 직원이 근무 중이다. 20~30대 위주로 공장 문화가 역동적이고 밝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공장 매출은 1조2000억원이다.

태양광 셀은 가로세로 18.2센티미터(cm) 웨이퍼를 가공해 만든다. 큰 틀에서 반도체와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첫 공정은 웨이퍼 인스펙션으로 품질 검사 단계다.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 중인 퍼크(PERC) 셀 라인을 소개한 한화솔루션 이용욱 프로는 “WINS라고 부르는 이 공정은 골키퍼 역할”이라며 “전기적 특성, 크랙 확인 등 6가지 스펙 검사를 진행하고 적합품은 레이저로 고유의 QR 마크를 새긴다. 불량품은 원자재 회사로 돌아가 같은 무게로 치환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공정은 전면 식각이다. 웨이퍼는 둥근 기둥 모양의 폴리실리콘 잉곳을 잘라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식각을 통해 표면 조직화로 빛 반사율을 낮추고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후 N층 확산 공정으로 이어진다. 900도 열을 가한 웨이퍼에 붕소를 주입해 P극과 N극을 오가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어서 셀 후면에 반사막을 깔아 셀 안쪽으로 빛을 재반사해 효율을 높이는 RP막 형성 공정이 진행된다. PERC 핵심 공정으로 불린다.

터널 옥사이드 생성 및 아몰퍼스실리콘 증착 공정이 그 다음이다. 공정 가스를 주입해 플라즈마를 발생시킨 뒤 이뤄지는 단계다. 플라즈마는 분자상태로 존재하는 기체를 강한 전압에 의해 이온으로 나눠 놓은 상태를 일컫는다. 쉽게 말해 부도체인 옥사이드에 터널을 만들어 전기를 통하도록 하는 역할이다.


여기까지 가공된 웨이퍼는 결정화 작업을 거친다. 열 에너지로 비정질 실리콘이 다결정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좀 더 순수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셈이다. 이후 후면의 산화막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 태양전지 전극을 형성하는 인쇄 공정, 셀 검사 및 분류 등까지 끝나면 셀이 완성된다. 이 가운데 전극 인쇄 시 전면에는 은(Ag), 후면에는 알루미늄(AI)을 입힌다.

셀을 모아 태양광을 흡수하고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듈이다. 모듈은 셀 대비 공정이 간단하다. 현재 진천 공장은 M10(가로세로 각각 18.2cm) 2개 라인, M6(가로세로 각각 16.6cm) 1개 라인으로 구성된다. 대형화 추세에 맞춰 향후 M6는 M10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우선 셀을 반으로 자르고 와이어로 연결 및 배치하는 태버 공정이 이뤄진다. 여기서 하프셀을 이용하는 이유는 전기적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모듈 라인을 소개한 한화솔루션 조현묵 팀장은 “세계적으로 하프셀 방식이 대세다. 셀 사이즈에 따라 모듈 사이즈도 달라진다”고 이야기했다.
와이어로 연결된 셀을 매트릭스 형태로 만드는 숄더링 공정, 전면 유리와 에바(EVA) 시트 올리는 공정, 이를 압착하는 라미네이터 공정 등이 뒤를 잇는다. 참고로 태양광 모듈은 백시트 또는 글라스(후면) – EVA 시트 – 셀 – EVA 시트 – 글라스(전면) 순으로 이뤄진다. EVA는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가리키며 셀의 성능을 유지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라미네이트 과정에서 빠져나온 부분은 잘라내는 트리밍 공정, 모듈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 등을 굳히는 큐어링 공정, 성능 테스트하는 시뮬레이터 공정, 최종 결함 확인하는 EL 테스트 공정 등까지 이어진다.
이날 한화솔루션은 차기 제품인 탑콘 셀 파일럿 라인도 공개했다. 퍼크 셀 라인과 달리 무인운반로봇(AGV)이 돌아다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기존 생산기지에는 천정에 이동식 물류설비를 장착했다.

탑콘은 셀 후면 기판과 전극 사이에 전기가 통과할 수 있는 얇은 산화막을 형성한 제품이다. 기판과 전극의 접촉을 없애 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화솔루션은 탑콘 셀이 퍼크 셀(22~23%) 대비 2% 내외 높은 효율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에 따르면 0.1%만 올라가도 수백~수천억원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시생산 중인 탑콘 셀을 내년 4월부터 상업 생산할 방침이다. 탑콘 셀이 더해지면서 진천공장 캐파는 총 5.4GW로 늘어난다.

최경덕 운영팀장은 “탑콘 셀은 기존 퍼크 셀 공정과 호환성이 높아 대규모 퍼크 셀 라인을 보유한 진천공장에서 양산하기 적합한 제품”이라고 전했다. 한화솔루션은 탑콘 셀을 내세워 성장세가 가파른 미국 태양광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천공장 수출액은 올해 1조7000억원에서 내년 2조원 이상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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