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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출시, 방송시장 영향은? [IT클로즈업]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가 베일을 벗었다.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핵심이다. 넷플릭스에 앞서 HBO 맥스가 먼저 광고 삽입형 요금제를 선보인 가운데, 디즈니플러스(+)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국내 방송광고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기업의 광고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국내외 OTT들의 광고 요금제 출시가 TV에서 디지털로의 이동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외 OTT보다 최대 9000원 저렴…광고주에 맞춤 광고 기능 지원

16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시각으로 오는 11월4일 오전 1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12개국에서 '광고형 베이직(Basic with ads)'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광고는 15초 혹은 30초 길이로,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중간에 표시된다. 시간당 평균 4~5분의 길이다. 특히 넷플릭스는 광고주가 자사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에는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하는 등 다양한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넷플릭스의 기본 요금제와 비교해 4000원,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OTT의 최저 요금제보다도 2400원 저렴한 수준이다.

여타 글로벌 OTT들의 광고형 요금제와 비교해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이미 광고 요금제를 서비스해온 HBO맥스의 경우 이용자들로부터 월 9.99달러(약 1만4400원)를 받고 있다. 오는 12월 디즈니+도 월 구독료를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상하는 동시에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해당 요금제는 월 7.99달러(한화 약 1만1400원)에 제공될 전망이다.

4000만 가입자 추가 확보 기대…ARPU 추이는?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이런 광고형 요금제는 최근 제작비를 확보할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월 구독료가 핵심 수익원인 OTT 사업의 특성상 가입자 확보가 필수적인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국내외 OTT는 급격한 가입자 이탈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신규 가입자는 공개 직후 잠시 늘었다가 한 달이 채 안 돼 빠져나갔다. 이에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금 조차 회수하지 못하면서 적자를 거듭했다.

넷플릭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1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억2164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만명 줄었다. 이어 2분기에도 97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광고형 요금제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기존 가입자가 오히려 광고형 요금제로 하향하는 경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광고형 요금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유입된 가입자가 이후 고가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유튜브를 무료로 보던 이용자들이 이내 광고에 불편을 느끼고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한다”라며 “이에 비추어 봤을 때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도 진입장벽을 낮춰 가입자를 우선 진입시키고, 그 뒤 고가 요금제로 이동시키려는 전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매체는 내부 문서를 인용해 넷플릭스가 내년 3분기까지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최소 4000만명의 가입자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골든타임 따로없는 디지털 광고…전통 방송매체 광고매출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해외 OTT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이 국내외 전통적인 방송 매체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광고 매출 면에서다. OTT에 광고가 붙는다면, 방송매체들의 광고 매출에 타격이 가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광고주들이 TV 보다 디지털광고 집행을 선호하는 가운데, OTT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서치 회사 엔스크린미디어(NScreenMedia)의 대표 콜린 딕슨(Colin Dixon)은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Daily star)와의 인터뷰에서 “OTT를 통해 광고주들은 골든타임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도 구독자와 접근할 수 있게 됐다”라며 “(광고형 요금제는) TV광고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방송 광고 시장의 매출액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방송 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3조9318억원 ▲2019년 3조7710억원 ▲2020년 3조4841억원 ▲2021년(E) 4조608억원 ▲2022년(E) 4조3787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모바일·PC 등 디지털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5조7172억원 ▲2019년 6조5219억원 ▲2020년 7조5284억원 ▲2021년(E) 9조2846억원 ▲2022년(E) 11조1166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상파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의 경우 다른 방송매체보다도 광고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다른 방송매체와 비교해 압도적이다. 2021년 기준 매체별 광고비(추정치)를 살펴보면, ▲지상파TV 1조1198억1200원 ▲케이블PP 1조 8886억2900만원 ▲케이블SO 1171억8700만원 ▲위성방송 487억원 ▲인터넷TV(IPTV) 1096억7100만원으로 지상파가 가장 높다.

다만 아직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당장 시장에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광고 상품에 대한 시장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광고주들 역시 섣불리 넷플릭스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넷플릭스도 더블베리파이(DoubleVerify) 및 인테그럴애드사이언스(Integral Ad Science)와 파트너십을맺고,2023년 1분기부터 넷플릭스 광고의 가시성과 트래픽 유효성을 평가하며 광고 상품을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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