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과기정통부가 카카오 보상 가이드 제시? 소관부처는 ‘방통위’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중심으로 정부가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에 따른 무료 이용자 대상 보상 가이드라인에 착수했다는 보도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실제 법령상 관련 소관부처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 확인됐다.

27일 과기정통부는 “(카카오 장애 후속대책과 관련해) 방통위와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보상 가이드라인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주요 매체들은 과기정통부가 방통위와 카카오 보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료 이용자 대상 보상 선례가 없는 데다 현행 법령에 관련 규정까지 부재한 만큼, 정부가 나서 신속 보상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번 국정감사 때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를 놓고 비난이 거셌던 만큼, 정부가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것은 맞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상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보상을 담당하는 주무부처는 과기정통부가 아닌 방통위다. 더군다나, 정부가 법령에도 없는 무료 서비스 사용자 보상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은 민간 사업자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방통위는 이용자 피해 접수 및 상담을 위한 전담 지원창구를 개설하고, 현황 파악을 토대로 이용자 보호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온라인피해 365센터’를 활용해 카카오 피해신고 채널과 연계하고, 분쟁 발생 경우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원회가 담당한다. 특히, 방통위는 접수된 이용자 피해에 대해 이용약관 등 절차에 따라 신속한 보상이 이뤄지는지 점검한다. 방통위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 피해구제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피해 접수부터 완료하고, 현황부터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정확한 피해 현황을 토대로 사업자와 보상대책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중심 보상안 가이드라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대로 별도 접수채널을 개설해 다음달 2일까지 피해 사례를 접수받을 예정이며, 현황을 분석 후 사업자 보상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료 서비스를 포함해 실질적으로 피해를 받은 이용자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점검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종합 국정감사 때 카카오에 무료 이용자 보상을 요구하는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지난 21일 방통위 종합 국정감사 당시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유료이용자뿐 아니라 무료이용자 대상으로 보상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카카오가 서비스 장애 사태로 발표한 보상책에 대해 ”서비스별 약관을 검토해 보상 및 배상 규정을 충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무료 서비스가 입은 피해도 적절히 보상할 수 있도록 카카오와 협의하겠다“며 “사업자들이 법에서 정한 고지 절차를 진행했는지 면밀하게 확인 중”이라고 발언했다. 덧붙였다. 무료 서비스 경우 피해 접수 후 보상 여부를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무료서비스를 포함한 보상대책안을 강구 중이다. 서비스 중단 때 무료이용자에 대한 보상 선례가 없는 만큼, 이용자와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 24일 과방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4만5000건 피해 접수 중 간접 피해가 많아 규모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계열사별로 유료 서비스는 약관 이상으로 지급하는 부분을 준비하고 있으나, 무료서비스는 전세계적으로 선례가 없어 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