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韓 양극재 5사, 3분기 역대급 실적…해외 진출 본격화

김도현
- 판가 인상·수요 증대→분기 매출 조단위 달성
- 4분기, 불확실성 여전…소폭 감소 또는 유사할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핵심 소재 양극재 시장이 호황이다. 전기차 산업 확대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원재료(메탈) 가격 인상이 제품 단가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향상된 덕분이다. 국내 주요 5개 업체는 나란히 호성적을 거뒀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며 에너지 밀도를 결정한다. 리튬과 중간생성물인 전구체를 결합해 만드는데 광물 조합에 따라 종류와 성능이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리튬·인산철(LFP)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G화학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이 양극재 양산 체제를 갖춘 회사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31일 LG화학은 첨단소재부문 매출 2조5822억원, 영업이익 415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중 전지재료 비중은 69%로 역대 최대다. 단순 계산하면 매출 1조7816억원, 영업이익 2870억원으로 추산된다. 분리막과 도전재 등이 포함됐음을 고려해도 전례 없는 수치다.

현재 LG화학은 한국 청주와 중국 우시에 양극재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가동률 70% 수준이며 우시 공장의 경우 니켈 광산 보유한 협력사와 협업하면서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4분기 들어 메탈 가격 안정화로 일시적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나 매년 물량이 30% 이상 늘어나는 만큼 내년부터 우상향 곡선을 계속 그려갈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매출액 1조5632억원, 영업이익 1409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83.1%와 246.3%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한국 오창과 포항에서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지난달 메인 고객사인 삼성SDI와는 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고객 SK온의 전용라인도 늘려가고 있다. 올해 초 화재 이후 빠르게 복구했고 신규라인을 조기 가동한 것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달 실적 발표 예정인 엘앤에프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3032억원, 영업이익 748억원로 추정된다. 증권가 예상대로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4분기도 비슷한 수준으로 관측돼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대구 등지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구지 2공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증대됐다. 구지 3공장도 착공했다. 오는 2024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니켈 함량 90% 중후반대 및 단결정 양극재가 만들어진다.
이 기간 포스코케미칼은 매출액 1조533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이중 배터리 소재 사업은 7267억원이며 양극재와 음극재가 각각 6583억원, 684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기대비 57.4%와 47.1% 상승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한국 광양과 포항, 중국 합작공장 등에서 양극재를 제작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경쟁사 대비 증설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등 양과 질 모두 끌어올리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광물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는 점도 긍정 요소다.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 및 안정성 등에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모신소재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388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73.9%와 74.2% 향상됐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이형필름 사업이 전방산업 악화로 부진했으나 양극활물질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코스모신소재는 한국 충주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전구체 내재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은 폐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룹 내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주요 업체 중 규모가 가장 작지만 꾸준히 수주 물량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양극재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관건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 원자재법(RMA) 대응이다. 이들 법안은 현지화가 핵심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해외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북미 투자를 위한 부지와 물량 보증, 판가 등 세부 사항을 수립 중이다. 조만간 관련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 투자를 확정한 가운데 협력사와 캐나다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엘앤에프는 앞서 미국 진출에 대해 정부 승인을 받지 못했으나 재차 시도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GM과 합작사로 캐나다에 진입하며 미국, 유럽, 인도네시아 등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코스모신소재는 미국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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