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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림산업 오경진 대표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스마트팩토리 구축 가능”

이종현

-불량율 0%보다 저비용으로 적정한 품질 제품 생산 초점, 스마트공장 기준 스스로 만들어야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로봇 활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 진입 요건이 굉장히 낮아졌다. 이제는 중소기업도 충분히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태림산업 오경진 대표)

경상남도 창원시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태림산업은 지난 3일 3D 소프트웨어(SW) 기업 다쏘시스템과 함께 ‘팩토리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업력 30년 이상, 연 매출 300억원대의 중소 제조기업이 어떻게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는지를 선보였다.

태림산업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사 ZF에 조향장치 부품을 수출하는 2차 벤더다. 작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한국형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10개사 중 하나다. 국내 제조업의 고도화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공장 역할을 수행한다.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는 “예전에는 기업을 소개할 때 자동차 조향장치를 개발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비전도 이 분야 최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었는데,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같은 2차 벤더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스마트팩토리 구축 배경을 전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로봇이나 데이터 수집 및 해석 등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기술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태림산업과 같은 중소기업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는 생산 프로세스에 집중하게 됐다. 좋은 프로세스, 제조 역량을 갖춘다면 자동차든, 가전이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제조 혁신은 협력사에게도 내세울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태림산업 스마트팩토리 2층에 위치한 R&D센터 및 관제실 전경
태림산업 스마트팩토리 2층에 위치한 R&D센터 및 관제실 전경

태림산업은 다쏘시스템의 제조 실행 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이하 MES)인 아프리소(Apriso)를 적용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다. 아프리소의 제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계획 시스템이나 버추얼 트윈(Virtual Twin)을 도입 중이다.

버추얼 트윈은 가상공간에 제품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유사한 개념이다. 충돌 테스트나 각종 동작, 물성 변화 등까지 현실처럼 구현함으로써 시제품 개발 및 테스트 등의 절차를 디지털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태림산업은 부품 입고 이후의 수입 검사, 제품 불출, 공정 작업, 출하까지의 과정을 모두 아프리소를 통해 모니터링한다. 설비 정지나 품질 문제 등 이슈가 발생할 경우 각 분야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치를 취한 뒤 최종 결과에 대한 분석까지 제공하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스마트팩토리 내부를 살필 수 있는 모니터링 대시보드
스마트팩토리 내부를 살필 수 있는 모니터링 대시보드

오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아프리소에서 기록되지 않은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기 위해 비용이 들다 보니 안 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데이터를 잘 수집해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비용을 들이더라도 생산 스케쥴링 시스템(APS)이나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솔루션 등은 구축하지 못한다”고 피력했다.

또 그는 “스마트팩토리라고 해서 반드시 대단한 무언가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로봇을 사용하는 것, 또는 불량률 0(제로 PPM)을 스마트팩토리라고도 하는데, 태림산업과 같은 2차 벤더는 적정한 품질의 제품을 아주 싸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불량률 0이 아니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100만개당 1000, 2000개 불량률(1000~2000 PPM)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정해진 답 없이 각자의 사정에 맞춘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태림산업의 스마트팩토리는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3곳에서 동시에 입상하는 성과도 거뒀다. 공장단지 내 구축된 태림산업의 스마트팩토리는 40년 된 창고형 건물을 재구축한 것이다. 오 대표는 “오래된 공장이 적은 돈으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게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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