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발자국] 1940년대 美 배우의 특허로 시작…‘와이파이’의 어제와 오늘
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격주 금요일마다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여기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지?” 오늘날 어떤 장소에 가서 모두가 한 번쯤 해 봤을 법한 대사입니다.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이동 수단 안에서도 와이파이를 활성화시키면 연결할 수 있는 공용 와이파이가 두세 개, 많게는 10개 이상 뜨는 걸 흔하게 볼 수 있죠.
와이파이의 정확한 명칭은 ‘무선랜(Wireless LAN)’인데요. 단어 그대로 무선 접속장치(AP, Access Point)가 설치된 일정 거리 내에서 주파수를 활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을 의미합니다. 크게 개인, 공공, 상업용으로 구분되는데요. 그런데 와이파이의 원천 기술이 한 배우의 특허로부터 발명됐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주인공은 바로 1930년대 미국에서 활동했던 배우 헤디 라마입니다. 디즈니의 영화 ‘백설공주’의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죠. 라마는 연기뿐만 아니라 과학과 발명에도 뛰어난 재주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주파수 도약’이라는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당시 잠수함이 수중 무선 유도 어뢰를 발사할 때 사용하는 기술이었는데요. 잠수함이 한 가지의 주파수로 신호를 내보내면 적이 그 주파수를 알아내 방해할 가능성이 크죠. 그렇지만 여러 개의 주파수를 보내면 알아낼 확률이 줄어듭니다. 이 점을 착안해 만든 게 주파수 도약 기술인데요.
주파수 도약 기술은 1942년 미국 특허에 등록됐죠. 그렇지만 미국 해군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지 않았는데요. 또 비밀로 봉해져 누구도 사용할 수 없는 유명무실한 특허였습니다.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1957년 펜실베이니아 전자공학 시스템국 기술자들이 주파수 도약 특허 기술을 보안 시스템에 차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라마는 뒤늦게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전자개척재단(EFF)으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첫 와이파이 표준은 이 기술을 토대로 1990년대 말 탄생했습니다.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첫 번째 와이파이 표준 규격인 ‘IEEE 802.11’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기술 규격의 브랜드의 공식 명칭은 ‘Wi-Fi 연합(Alliance)’으로, 줄여서 와이파이라고 불립니다. 이후 와이파이의 표준 규격이 되죠.
나중에 등장한 와이파이 부터 ‘802.11’ 뒤에 알파벳이 붙는 식으로 명칭이 정해졌는데요. 이름이 길고 복잡하니 와이파이 1세대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와이파이 1세대는 속도는 최대 2메가비트(Mbps) 정도였죠. 사실 이미 최대 속도 50Mbps를 구현하는 ‘802.11a’ 규격은 수신 거리 등에 따라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져 많이 사용되지 않았죠.
후에 등장한 와이파이 2세대인 ‘802.11b’는 최대 11Mbps 속도를, 2000년대 초 등장한 와이파이 3세대 ‘IEEE 802.11g’는 최대 54Mbps 속도를 내며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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