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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넷플릭스, 삼성·현대 광고 또 잡을 수 있을까?

강소현

- 국내 광고 20곳 내외 “광고매체로서 가치 인정”

- 신규 가입자엔 5500원도 높은 장벽…HBO맥스, 광고요금제 실패에 가격 인상

- 단순 노출형 광고 시대 갔다…"매력적인 광고 상품 필요"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최근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인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업계를 중심으로 ‘OTT 위기론’이 대두된 가운데 광고형 요금제가 타개책처럼 여겨지면서다.

다만 출시 2주가 지난 시점에서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예상보다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가입자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신규가입자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수주한 광고는 20곳 내외로 추정된다. ▲기아 ▲더한섬 ▲루이비통 ▲마켓컬리 ▲맥도날드 ▲버드와이저 ▲볼보 ▲삼성 ▲솜씨당 ▲클럽노블레스 ▲티파니앤코 ▲팔도 ▲포드 ▲하이트진로 ▲한국야쿠르트 ▲한독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현대차 ▲헤이딜러 ▲OB맥주 등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한국시각으로 지난 4일 ‘광고형 베이직(Basicwithads)’ 요금제를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는 콘텐츠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월 구독료는 5500원으로,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제공해왔던 저가 요금제(베이직)의 절반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출시 전부터 국내외 광고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광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넷플릭스의 광고 상품은 전세계적으로 완판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광고주들로부터 광고매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봤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광고가 ‘완판됐다’는 표현을 쓸 수 있도록 물량을 적게 내놓은 것은 맞는 듯하다”라면서도 “삼성·현대 등 대형 광고주를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광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넷플릭스 정도면 우리가 광고 집행할 수 있지’라는 합의가 시장에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형 요금제에 주목하고 있는 건 업계도 마찬가지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공개 직후에만 가입자가 바짝 늘었다가 다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의 광고형 요금제는 진입장벽을 낮춰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여겨졌다. 이에 국내외 OTT사는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까지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광고가 시청 환경을 해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유입된 가입자가 이후 고가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는 당초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최근 한 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요금제에 가입할 의사 자체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올 하반기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14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인 51%가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가입 또는 전환)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가입하고 싶지 않은 주된 이유는 광고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광고형 요금제의 고전은 넷플릭스만의 일이 아니다. 워너미디어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가 자사 OTT인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의 통합 구독 서비스를 인상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여기엔 HBO맥스가 이미 지난해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의 실패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월 9.99달러의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한 가입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광고 방식에도 주목한다. 광고매체로서 넷플릭스의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광고주들에게 현재의 광고 상품이 통할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특히 업계에서 넷플릭스의 CPM(Cost per mille·1000회 노출 당 비용)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넷플릭스의 광고는 단순 노출형 광고로, 콘텐츠 재생 시작 전과 중간에 표시된다. 콘텐츠 1시간당 광고 길이는 최대 5분이다. 론칭 시점에서 넷플릭스는 콘텐츠 장르 및 국가(액션·드라마·로맨스·Sci-Fi·Top 10 등) 중심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현재 서강대학교 교수는 "노출 위주의 광고 시대는 갔다. 단순히 특정 회사의 상품을 1000회 노출한다고 광고 효과가 있겠냐"라고 반문하면서 "기업과 플랫폼이 선순환 할 수 있는 광고 상품 출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향후 가입자의 시청 기록에 기반한 광고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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