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BTC 고정 31일 원금·이자 지급일 D-Day, 우려는 현실로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예치 서비스 '고파이' 관련 출금 중단 사태가 현실화됐다.

FTX발 영향이 실제 국내 거래소에까지 나타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더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일 고팍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정형 고파이 상픔 투자금 상환을 잠정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24일은 고팍스 고파이 '비트코인(BTC) 고정 31일' 상품 만기에 따른 이용자들에 대한 첫 원금과 이자 상환일이었다.

하지만 투자금 상환을 잠정중단 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 지급돼야 했던 원금과 이자 지급은 물론 남은 고정형 상품에 대한 투자금 반환이 언제 이뤄질 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고팍스는 "현재 진행 중인 고파이 상품(128차, 131차, 133차, 135차)은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 상환 잠정 중단으로 인해 지급이 지연될 예정"이라며 "고파이를 아껴주신 소중한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언급했다.

다만, 일반 고객이 예치한 자산대비 회사가 101.5% 이상 자금을 고팍스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출금은 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팍스는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 투자자 보호가 무엇보다도 최우선이라는 것에 뜻을 함께해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협력 방안의 일환으로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팍스는 고파이에 맡겨진 자산을 운영했던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 동향에 집중하는 듯 보였으나, 투자자 불안을 경감하기 위해 차선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팍스에 따르면 현재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는 고파이 서비스를 6주 안에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고팍스에 대한 실사를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고팍스가 시일은 걸리겠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킹이 아닌 단순 예치 서비스여서 만일 해당 상품 운용사가 지불 능력이 되지 않더라도, 고팍스에서 자체적으로 방법을 모색해 지급할 수 있을 정도 규모"라고 설명했다.

고팍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까지 지급돼야 했던 상품에 고객이 맡겼던 BTC는 약 113.3개다. 지난 23일 오후 5시 44분 코인마켓캡 기준 약 2235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25억 3226만원 어치다.

다만, 사태 해결과는 별개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사태가 실제 국내 거래소까지 영향을 끼친 사례가 생기면서 국내 투자자 불안감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신뢰가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생명이다. 또 원화마켓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상자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회사가 가진 유휴자금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소 내 일반 예치금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출금 지연 사태가 길어질수록 예치금을 빼겠다는 투자자가 많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 모회사가 디지털커런시그룹(이하 DGC)이고, DCG가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 2대주주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코인인 위믹스 상장폐지 위기와 함께 고팍스 지급 불능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코인 시장이 더 움츠러들 수 있다"라며 "향후 같은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투자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거래소 자체에서 구체적 투자 보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다루는 서비스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초 현재 고팍스를 둘러싼 위기는 회사 내부 시스템 문제가 아니였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여기에 제네시스가 1억 7500만달러가 묶이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이하자, 고팍스 출금도 막힌 상황이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