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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카카오는 스스로 ‘치부’를 공개할까?…남궁훈 소회 들어보니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카카오가 전례 없는 서비스 장애라는 치부를 스스로 드러냈다. 이유는 하나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른 기업들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IT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24일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위원회 공동소위원장<사진>은 서비스 장애 관련 재발방지책 공개를 앞두고 소회를 전했다. 카카오는 다음달 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개발자컨퍼런스 ‘이프카카오데브2022(이하 이프카카오)를 통해 먹통 사태 재발방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남궁훈 공동소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끄러운 부분이지만 업계에 도움이 되고 다시는 같은 불상사가 업계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약에 카카오가 이렇게 했더라면‘이라는 과거형 의역을 추가해 컨퍼런스를 진행한다”며 “이는 남은 중요한 소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프카카오는 ’만약에 카카오가 한다면‘이라는 의역으로, 카카오 기술을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올해 이프카카오는 지난달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장시간 전 서비스 장애 책임을 지는 자리로 바뀌었다. 앞서, 남궁 소위원장은 이번 서비스 장애에 책임을 지기 위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기로 했다.

올해 이프카카오는 “만일 카카오가 이랬더라면”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개선해 미래에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수많은 기업들이 크고 작은 서비스 장애를 겪은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이를 모두에 공개하는 일은 흔치 않다. 카카오뿐 아니라 구글(유튜브),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도 서비스 장애를 일으키지만, 이를 대형 개발자 컨퍼런스 등을 통해 전면에 내세운 적 없다.

남궁 소위원장은 “대부분 카카오 크루들이 그날을 잊기 힘들 것이고, 저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생각하다 이프카카오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카카오 같은 규모 기업이 이러한 치부에 대해 공개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자랑스럽지 않은 부분이기에 다시 언급되는 것조차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하지만 이프카카오 취지가 업계와 함께 공동 성장을 추구하는데 주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올해 이프카카오는 ‘만약에 카카오가 한다면’ ‘만약에 카카오가 이렇게 했더라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아낸다. 그래야만 카카오 진심이 더 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프카카오 첫날에는 남궁훈‧고우찬 공동소위원장, 이확영 원인조사소위원장(그렙 최고경영자), 이채영 기술부문장 총 4명이 기조연설을 통해 재발방지대책을 공유한다.

카카오 사회적 소명과 유사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각오뿐 아니라, 서비스 장애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설명이다. 또, 복구가 늦어진 원인을 밝히고 기술적 개선사항도 소개한다. 강화되는 자체 데이터센터 방재 대책과 향후 5년간 카카오 IT엔지니어링 혁신방안도 제시한다.

둘째 날에는 ‘1015회고’ 특별 세션 5개를 열어 다중화 기술에 대해 개별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기술적 개선 사항에 관해 알린다.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원인 규명, 모든 영역에 다중화 조치 적용, 투자와 엔지니어링 혁신 노력 등을 설명하겠다는 각오다.

남궁 소위원장은 “올해 이프카카오 행사는 업계 공동 성장에 방점을 두어 카카오가 업계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다시 새기는 기회로 삼겠다”며 “카카오 노력이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IT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이프카카오 행사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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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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