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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잡다 K-OTT 불똥”…‘추가보상권’ 저작권법 개정 논란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감독·작가의 추가 보상청구권을 명시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논란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에 과도한 제작비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사적계약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 지적까지 나온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7일로 예정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보상청구권 관련 저작권법 개정안은 논의 안건에 오르지 못했다. 자연히 8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게 됐다.

문체위 전문위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해 “정당한 보상청구의 법적 권한이 불분명하고, 당사자간 계약의 자유에 과도한 제약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충분한 의견수렴과 영향 분석을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성일종·이용호 의원(국민의힘)과 유정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영상물 저작권자인 연출가나 각본가가 지적재산권(IP)을 양도했을 때도 콘텐츠를 최종 제공하는 방송사·극장·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에 수익에 비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흥행을 이룬 ‘오징어게임’을 두고 수익배분 불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탄생했다. 넷플릭스는 제작사로부터 IP 구매대금을 지불하되 수익에 따른 인센티브는 지불하지 않는 IP 독점 계약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창작자들의 의욕을 꺾고 콘텐츠 산업 발전도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 것이다.

이에 법안은 IP를 넘기더라도 이를 최종 제공하는 자에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왕좌의 게임’ 작가와 감독이 이미 대가를 받고 IP를 양도했더라도, 해당 작품을 유통 중인 모든 플랫폼에 추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콘텐츠 업계는 그러나 이 법안이 실제로 창작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과도한 영상물 제작비용 상승을 불러 영상 저작물 제작 투자가 위축되고 제작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상청구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사 등은 추가 비용 지출을 고려해 흥행이 기대되는 대작 위주 콘텐츠 수급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영상물 공급과 이용이 감소하면 결과적으로 창작자에 돌아갈 수익이 줄어 창작자에 불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생각이다.

현행 법체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은 당사자간 계약으로 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재산권을 창설하고, 그 권리의 양도·포기까지 제한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 근거한 ‘계약의 자유’를 제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시선도 있다.

콘텐츠업계 한 관계자는 “영상저작물은 저작자 등 외에 양수인, 투자자를 포함한 다양한 참여자들의 기여를 통해 흥행 여부가 결정되는데, 이러한 모든 사람들의 역할과 기여도를 수치화하기는 어렵다”며 “이는 당사자들 간 자율적인 계약을 통해 해결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체위는 추후에라도 개정안 의결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유정주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창작자 권리를 보장한다 해서 콘텐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창작자 권리 보장이 꼭 필요한 만큼, 다음번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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