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난 몇 년 전부터 주요 테크 기업들이 강조해온 단어가 있다. 애플리케이션 현대화(Application Modernization)다.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현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점점 더 그 목소리에 동조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정보기술(IT) 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아젠다로 부상한 상황이다.
현대화된 애플리케이션(앱)을 정의하는 기준은 기업마다,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다만 공통된 부분 역시 있다. 하나의 큰 덩어리로 구성된 모놀리식(Monolithic) 구조에서 각각의 기능들이 앱으로 구성되고, 이것이 모여서 하나의 앱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서비스(Microservcie)로 앱의 형태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화된 새로운 앱을 개발하는 것, 또는 기존의 레거시한 앱을 현대화하는 것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일부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을 앱 현대화의 파트너를 자처하고 있다.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VM웨어는 이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로만 타르나브스키(Roman Tarnavski) VM웨어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솔루션 엔지니어링 시니어 디렉터<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와 함께 마이크로서비스라는 개념이 대두됐다.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형태의 이 서비스는 API를 통해 통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API는 클라우드 기술 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앱 현대화를 이루는 것이 오늘날 기업들의 숙제”라고 말했다.
IT업계에서 앱 현대화라는 화두가 등장한 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타르나브스키 디렉터는 그 시기를 클라우드의 등장 때로 기억한다. 클라우드가 가지는 진정한 장점은 셀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위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디맨드로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유연성 등은 이 과정에서의 부산물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타르나브스키 디렉터는 “클라우드가 대두된 뒤 서비스형 인프라(IaaS)가 너무 부각돼 앱 현대화는 비교적 관심을 덜 받게 됐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케이스”라고 전했다.
다소 돌아서 왔지만 결국 앱 현대화로 초점이 재조정됐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모든 것을 컨테이너(Container)화 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관점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앱이나 워크로드의 유형에 따라 현대화하는 관점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만큼 기술이 성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VM웨어가 기업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앱 현대화를 위한 제품 브랜드, ‘탄주(Tanzu)’다.
타르나브스키 디렉터는 “VM웨어는 항상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개발자가 주어진 제약조건 내에서 더 적은 수고로 좋은 SW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앱의 개발, 배포, 관리 등전반을 진원하는 ‘탄주 앱 플랫폼’이 그 예”라고 전했다.
올해 초 정식 출시한 탄주 앱 플랫폼은 개발자 경험 향상과 타임 투 마켓의 단축, 높은 보안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앱 중심의 모듈화된 플랫폼으로 여러 개발자 도구와 검증된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개발부터 배포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한편 그는 한국이 대단히 어려운, 그러면서도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한국만의 고유한 규제로 인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정부가 공공 데이터를 개방함으로써 여러 혁신적인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르나브스키 디렉터는 “코로나19 초기에 극심한 마스크 대란이 있었지 않나. 그때 정부는 마스크 재고가 많은 곳을 찾을 수 있도록 API를 제공했다. 이는 굉장히 놀라운 사례다. 또 한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에 체류 중이었는데,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항공편을 예약했었다.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고 항공편을 바꿔야 하나 고민는데 비자가 금새 발급됐다. 한국 정부가 API를 관련 기관들에게 제공해줬기 때문인데, 혁신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중요한 것은 정부가 ‘API 퍼스트’라는 관점으로, 스스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한국 정부의 접근법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