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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프로는 프로…M2 품은 아이패드프로 6세대, 성능 '합격' 가격 '글쎄'

백승은

- 11인치 124만9000원, 12.9인치 172만9000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프로답게 행동하라’라는 말은 흔하지만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주어진 업무를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하게 수행하는 사람을 지칭하거나, 지불한 금액 이상의 업무를 해내는 것을 보고 프로답다고 평가한다.

‘프로’의 이름을 갖춘 아이패드프로는 지난 2015년 11월 처음 등장했다. 애플펜슬까지 동반해 강력해진 사용성을 선보였다.

아이패드프로의 등장으로 주로 동영상을 보거나 PC 보조용으로 사용되던 태블릿이 3D 렌더링 등 복잡하고 무거운 프로그램을 다뤄야 하는 디자인이나 사진 작업, 의료계 등 전문적인 영역에 편입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올해, 애플의 자체 시스템온칩(SoC) M2 칩을 장착한 아이패드프로 6세대가 등장했다. 이전에 탑재됐던 SoC인 M1 대비 주요 사양은 이전보다 훌쩍 뛰었다.

다만 사양 상승과 환영향 등으로 가격이 훌쩍 올랐다. 12.9인치 기준 아이패드프로 5세대는 137만9000원부터였지만 6세대는 172만9000원부터로, 48만원이 뛰었다.

전작보다 5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인상된 아이패드프로 6세대는 ‘프로답게’ 가격 이상의 성능을 나타낼 수 있을까. 애플에 아이패드프로 6세대를 대여해 2주가량 사용해 봤다.

◆M2의 성능은 어디까지?…3D 렌더링, 4K 영상 편집 모두 10초 내로 완성

먼저 아이패드프로 6세대에 적용된 M2는 어떤 칩일까. 전작인 M1과 같이 TSMC 5나노미터(nm) 공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M2는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 ▲10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16코어 신경망처리장치(NPU)에 트랜지스터는 200억개다. M1보다 GPU가 2코어 많고, 트랜지스터는 40억개 늘었다. 메모리 대역폭은 50% 확장된 초당 100기가바이트(GB/s)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M2 아이패드프로 6세대의 CPU 성능은 15%, GPU 성능은 35% 향상됐다. 또 전문가용 영상 편집 기능 프로레스(ProRes)를 전작보다 최대 3배 빠르게 트랜스코딩할 수 있다.

아이패드프로 6세대로 우주선 모형 렌더링 작업과 4K 영상 편집 기능, MRI 데이터 변환, 고성능 게임 등을 직접 확인하고 작업해 봤다.

우주선 모형을 돌리고 확대하자 2~3초가 지나자 선명하게 구현됐다. 이따금 복잡한 모형의 경우 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모두 10초 안팎이었다.

4K 영상의 경우 한 번에 두세 개 장면의 색상을 한 번에 변경했을 때도 버벅임 없이 수행했다. MRI 데이터의 경우 방사선으로 촬영한 뼈 사진을 3D 렌더링으로 변환해 봤다. 모든 과정이 2~3초면 완성됐다.

그래픽이 복잡한 ‘원신’ ‘붕괴:스테레일’ 등과 같은 게임을 3시간 이상 플레이했을 때도 별다른 오류 없이 수월하게 작동됐다. 고성능 게임을 오랜 시간 작동했을 때 발생하는 발열감은 어느정도 있었으나 일반적인 수준이었다.

◆‘스테이지 매니저’ 기능 적용…‘애플펜슬 호버’ 등장

아이패드프로 6세대는 아이패드 운영체제(OS) 16을 기반으로 한다. 아이패드OS 16의 대표 기능은 ‘스테이지 매니저’로, PC와 같은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 외장 디스플레이에서도 최대 4개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작업할 수 있다.

아이패드프로 6세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패드프로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다. 11인치 아이패드프로는 모든 세대에서, 12.9인치 아이패드프로는 3세대 이상부터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기능 중 눈에 띄는 것은 무선랜(와이파이, Wifi) 6E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와이파이 6E를 사용하면 최대 초당 2.4기가바이트(GB)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2시간짜리 풀HD 영화 한 편을 1초만에 다운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전작이 초당 1.2GB 속도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아이패드프로의 첫 등장부터 애플펜슬과 함께했던 것처럼, 애플펜슬로 활용할 수 있는 새 기능 ‘애플펜슬 호버’도 추가됐다. 애플펜슬을 제품 화면에 12밀리미터(㎜)거리에 가져다 대면 펜슬을 대는 것처럼 작동한다. 유튜브 영상을 미리 보거나, 그림 앱의 브러시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미리 볼 수 있다. 영상이나 그림 작업 도중 활용하면 편리하다. 다만 애플펜슬 관련 기능 업데이트는 애플펜슬 호버 한 가지인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패드프로 6세대로 고성능 작업을 수행했을 때 만족도가 컸다. 빠른 속도뿐만 아니라 구현해내는 작업 수준 역시 예상보다 높았다. 모든 아이패드프로 라인업이 그렇지만, 이번 신제품의 경우 특히 앞선 프로그램을 자주 사용하는 전문가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럼에도 가격 장벽은 여전하다. 아이패드프로 11인치는 124만9000원부터, 12.9인치는 172만9000원부터다. 매일 제품을 휴대하며 활용해야 하는 소비자라면 고려할 만하지만, 일반 소비자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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