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백혈병을 앓고 있던 생후 16개월째 된 여아에게 ‘CAR-T(카티)’ 면역 치료법을 적용해 암세포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CAR-T 치료법은 환자의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가 암을 인식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맞춤 치료법이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하면서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는 게 장점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에 CAR-T 치료를 받은 아이는 태어난 지 2개월이 채 되기 전인 지난해 7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이 아이에게 항암 치료를 한 후 엄마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일반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법의 재발률은 약 20%에 그치는데, 아이의 경우 올해 8월 백혈병이 재발됐다.
이에 의료진은 지난 10월 아이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CAR-T 치료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치료 한 달 후인 11월, 골수 검사와 미세 잔존암 검사에서 아이의 백혈병은 암세포가 0%인 '완전 관해' 상태로 평가됐다. 아이는 현재까지 부작용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CAR-T 치료는 그동안 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해 실제 치료받는 환자가 드물었지만, 올해 4월 건강보험 적용으로 치료비가 수백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임호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CAR-T 치료에 보험이 적용되기 전이었다면 사실상 더는 아이한테 손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 CAR-T 치료로 아이가 건강을 되찾았지만, 재발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닌 만큼 향후에도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