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글라스' 쟁탈전 본격 점화… 삼성 vs 소니, '마이크로OLED' 수주 노린다
- 후발주자 삼성D, 전용 TF 설립…파일럿 라인 구축 돌입
- 한발 앞선 소니, 시장 선점 가능성…대형 투자 예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를 장악 중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타깃은 스마트폰 다음으로 디스플레이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확장현실(XR) 글라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대비 출발이 늦은 만큼 신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관련 제품 출시를 앞둔 애플을 두고 일본 소니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OLED(또는 OLED on Silicon) 팀을 설립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5명 내외 임원을 배치할 정도로 힘을 싣고 있다는 전언이다.
마이크로OLED는 실리콘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반도체 공정을 적용해 기존 플라스틱 또는 유리 기판 기반 OLED보다 정밀한 구동 회로를 새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높은 해상도와 밝기(휘도) 구현이 가능하고 기판 크기도 대폭 줄일 수 있어 XR 기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참고로 XR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둘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등 기술을 망라하는 개념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XR 기기 출하량이 2022년 3000만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빅테크 업체들은 전용 글라스, 헤드셋 등을 선보이고 있다. 메타(구 페이스북)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출시했거나 개발 중인 가운데 애플도 내년 첫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모바일 강자 애플이 나서자 디스플레이 회사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마이크로LED 등에 집중하다가 애플 요청으로 마이크로OLED 사업화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산사업장 내 파일럿 라인 구축을 위해 협력사들에 설비를 주문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장비 투입, 10월 전후로 애플에 시제품을 전달하는 일정이다.
경쟁사로는 소니, LG디스플레이, BOE 등이 거론된다. 이중 소니는 올해 1분기부터 애플과 논의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내년 10월경 샘플을 제공하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니가 애플의 AR 헤드셋 디스플레이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니는 자체 XR 기기도 준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기 마이크로OLED를 백색(W) 소자를 광원에 컬러필터를 더하는 WOLED 방식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컬러필터가 필요 없는 RGB OLED 기반 제품도 개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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