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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딛고 글로벌로…네이버-카카오, 계묘년 경영화두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한국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저성장 ‘3고(高)1저(低)’ 복합위기에 직면했고, 플랫폼산업은 규제강화 리스크에 빠졌다. 국내 대표 플랫폼이자 성장 대표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올해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글로벌’ 비전을 올해도 지속할 방침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플랫폼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카카오 장애 사태 이후 정부는 플랫폼 독과점 규제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월말~2월경 사내 임직원과의 간담회 ‘컴패니언데이’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과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올해도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를 글로벌 톱티어(Top-tier)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경영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사업 확대 초석을 마련해 왔다. 네이버는 북미 커머스 시장을 정조준하기 위해 ‘포쉬마크’ 인수를 다음달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나스닥 상장사인 포쉬마크는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으로, 네이버는 2조3000억원에 들여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선 높은 인수가격을 우려했으나, 미국 현지에선 오히려 포쉬마크가 헐값에 팔렸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는 매력적인 가격에 포쉬마크를 인수할 수 있었던 적정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통해 글로벌 C2C시장 선도적 위치를 선점,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특히, 커머스와 소셜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모델에 주목한다.

또한, 네이버는 글로벌 웹툰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관련해 ‘웹툰’ 미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웹툰 글로벌 위상을 보다 제고시켜야 한다”며 “몇 년 내로 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분기마다 수익성을 개선해, 상장 시점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네이버는 중동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는 700조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를 위해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대표와 주요 임원들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우디 방문 일정에 동행했고,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은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했다. 사우디 측은 네이버 기술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84는 네이버 디지털트윈‧클라우드‧5G 등 첨단 기술을 집약한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장애 사태 수습을 본격 마무리하고, 올해엔 경영정상화를 꾀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새해 계묘년에는 카카오가 좀더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카카오가 상생과 성장을 위해 내세운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비전을 올해엔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월 남궁훈 전 대표는 취임 후 “카카오의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인 비욘드 코리아와 비욘드 모바일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SK C&C 판교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전 서비스 장애로, 남궁훈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카카오는 경영 최우선순위를 사고 대응으로 전환했다. 최근,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대응을 위해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종료하고, 남궁 전 대표를 미래이니셔티브센터 내 상근고문으로 임명했다. 남궁 전 대표와 재발방지대책공동소위원장으로 활동한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클라우드책임자(CCO)는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인프라 부문을 맡는다.

경영정상화와 함께 글로벌 전략도 다시 추진된다. 앞서,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 도약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픈채팅은 ‘오픈링크’라는 독립 앱으로 출시, 웹3.0 비즈니스 모델까지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이용자 수익창출 지원, 주제별 맞춤형 광고 등도 포함시킨다.

카카오 공동체 글로벌 전략도 이어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한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북미 스토리 지식재산(IP) 거점인 셈이다. 카카오는 2025년까지 북미지역 매출액 5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픽코마는 유럽법인을 설립, 일본을 넘어 유럽시장까지 발을 넓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는 ▲에버소울 ▲아키에이지워 ▲아레스:라이즈오브가디언즈 ▲가디스오더 ▲오딘:발할라라이징 일본‧북미‧유럽 진출과 함께, 글로벌 신작들을 공개해 역량을 강화한다.

아울러, 카카오는 근무제를 개편하며, 조직 기강을 확보한다. 카카오는 오는 3월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으로 원칙으로 한다. 격주로 운영하던 금요일 휴무제도(놀금)은 월1회로 축소한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올해에도 신년사와 시무식을 진행하지 않았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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