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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봇 파트너사로 ‘픽’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쟁력은? [딥로봇]

백승은

<출처=레인보우로보틱스>
<출처=레인보우로보틱스>

-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 확보… 589억원 투자
- 지난 3분기 누적 매출 104억원…최대 강점 ‘핵심부품 내재화’
- 생산라인 공급 확대·기술 협력·해외 진출 속도 기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최근 삼성전자는 로봇 파트너사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점찍고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상장된 로봇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미래 먹거리인 로봇 관련 협력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과 협동로봇, 사족보행 로봇, 의료용 로봇 등을 개발한 로봇 전문 기업이다.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각종 로봇 분야에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해외 진출 확대 등이 전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로부터 총 589억8208만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했다. 시설자금에 289억원, 운영자금에 3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주당 발행가액은 3만4000원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신주 194만200주(지분율 10.3%)를 확보한 2대 주주가 된다. 납입일은 오는 11일, 신주는 20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업력 12년 차, 대표작은 ‘휴보’…핵심 부품 내재화로 원가율↓ 가격 경쟁률↑

삼성전자가 택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어떤 회사일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에서 시작한 기업으로, 2011년 창업해 올해로 업력 12년을 맞았다. KAIST 오준호 기계공학과 명예교수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오 명예교수의 제자인 이정호 대표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마쳤다.

주요 사업 분야는 ▲협동로봇 ▲산업용 자율주행 로봇 ▲의료용 로봇 ▲2족·4족 보행 로봇 등이다. 이중 협동로봇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협동로봇 라인업은 기존 3개에서 5개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인간 팔 모양의 ‘RB 시리즈’를 내놓고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출처=KAIST>
<출처=KAIST>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대표작은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 ‘휴보’다. 휴보는 휴머노이드와 로봇을 합친 단어로, 2족보행을 수행하며 손가락 5개가 각각 움직이는 복잡한 동작을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후 제작한 ‘DRC-휴보’는 2015년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바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내재화가 이루어져 직접 로봇을 개발하고 제조한다는 점이다.

로봇에는 ▲감속기 ▲구동기 ▲구동제어기 ▲센서 ▲실시간 운영체계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관련 부품들은 로봇 원가의 60%가량을 차지하는데,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해 조립하는 방식은 원가율이 높아져 가격도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로봇 원가율은 80~90% 정도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내재화를 통해 원가율을 50%대로 유지하고 있다.

낮은 원가율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4족 보행 로봇의 경우 큰 모델의 경우 1억원까지 이르는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은 크기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체로 3000만원~4000만원 안팎이다.

이 점 때문에 코로나19로 로봇 제조 원자재가 크게 상승한 상황이었음에도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올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04억원을 달성하며 2020년 총 매출인 90억원을 조기에 초기 달성했다. 또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11억9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성장동력으로 로봇 점찍은 삼성전자…협동로봇·다족보행 로봇 등에서 기술 협력 가능성

삼성전자는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콕’ 집고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직접 로봇을 언급하며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작년 3월 진행된 제53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 첫 행보는 로봇”이라고 언급했다.


<출처=삼성전자>
<출처=삼성전자>

이미 2021년 12월에는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10여개월만에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AI)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하드웨어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를 계기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삼성전자 생산 라인에 공급될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개발 능력이 높아 삼성에서 요구하는 요건에 맞춰 로봇 개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동로봇 분야를 넘어 다양한 로봇 분야의 협력도 전망된다. 양 연구원은 “단순 협동로봇 분야에서 협업이 그치는 것이 아닌, 2족·4족 보행로봇과 기타 가정용 로봇 등 로봇 분야 전방위에서의 기술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또 삼성전자 DX본부 외 사업 부문과 기타 계열사와의 협력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미 북미, 독일에는 유통망을 구축한 상태다. 양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추진 중인 해외 진출 관련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공급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지도 향상 등 영업 활동에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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