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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28㎓ 회수된 KT·LGU+, 6G 활성화 차질없나 [IT클로즈업]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정부로부터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받은 가운데 6G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5G 28㎓ 기지국 의무 구축 수량 조차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기지국을 더 촘촘히 깔아야 하는 6G 기반 서비스가 가능하겠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업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6G가 실제 상용화되기까진 시간이 남은 만큼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 등 고주파 대역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기술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 오는 6월 6G 비전 보고서 발간…상용화는 2030년

5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전기통신연합 이동통신작업반(ITU-WP5U)은 오는 6월 6G에 대한 비전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WP5U에서 비전 보고서를 발간하고 나면 관련 기술개발도 본격화된다.

현재 6G의 경우 서비스 시나리오나 스펙 등 비전을 논의하는 단계에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 이동통신작업반(ITU-WP5U)에선 지난해 6월 6G 미래기술 트렌드 보고서를 작성해 발간한 가운데, 보고서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센싱과 통신 융합 ▲단말기 간 통신(D2D) ▲효율적인 스펙트럼 사용 ▲에너지효율 향상 ▲실시간 통신 지원 ▲보안·신뢰성 향상 ▲무선인터페이스 향상 ▲무선네트워크 향상 등의 기술 트렌드가 담겼다. WP5U는 이를 토대로 비전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론상 6G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5G보다 50배 빠른 1Tbps(테라비피에스·1초에 1조 비트를 전송하는 속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현재로선 6G에 대한 표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협력기구인 3GPP는 6G 표준을 정의한 릴리즈21를 오는 2028년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릴리즈는 전세계 장비 간 호환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는 이동통신의 공동 표준을 의미한다.

통상 표준이 제정된 뒤 상용화되기까지 대략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6G가 실제 상용화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전망된다.

◆ 5G 투자도 부진했는데…“6G 고주파 대역만 활용하는 것 아냐”

다만 6G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5G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도 부진한 가운데 6G는 다르겠냐는 것이다. 최근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정부의 5G 28㎓ 대역 할당취소 처분 결정은 이런 불신을 더욱 키웠다.

앞서 과학기술정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에 3.5㎓ 대역(280㎒폭)과 28㎓ 대역(2400㎒폭) 5G 주파수를 동시 할당하고 1만5000개 기지국 의무 구축이라는 할당 조건을 부여했으나, 망구축 실적이 의무 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자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할당취소 처분을 내렸다.

통상 고주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이 약해 주파수 대역이 높아질수록 기지국을 훨씬 더 촘촘하게 깔아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5G와 마찬가지로 고주파 대역을 활용할 6G의 경우 더 많은 기지국을 깔아야 한다.

다만 업계는 6G에서 활용할 주파수 대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5G와 상황이 같을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한다. 6G에서 고주파 대역만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재 업계에선 6G의 경우 3개 그룹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광대역 및 저지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대역(24~300㎓) 외에도, ▲적절한 커버리지와 용량을 제공하는 중대역(1~24㎓) ▲넓은 커버리지와 실내 서비스를 위한 저대역(1㎓ 이하) 등으로 구분된다.

업계는 이 중에서도 중대역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7~15㎓ 대역을 초기 6G 주파수로 지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7~24㎓ 대역을 초기 6G 주파수로 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 RIS 등 음영지역 해소 기술개발…전문가들 “킬러 서비스 마련돼야”


업계는 향후 6G 본격화에 대비해 고주파 대역와 관련 음영지역에 대한 커버리지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RIS(재구성가능한 지능형 표면·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가 대표적이다.

RIS는 안테나 표면의 전자기적 반사 특성을 이용해 장애물 너머 수신자한테 전파가 도달할 수 있도록 경로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전파가 통과하기 어려운 코팅된 유리창에 투명한 필름형태의 안테나를 달아 전파의 방향을 꺾어 건물 내에 도달하게 하는 방식이다.

28㎓와 같은 고주파 대역의 경우 전파의 회절성이 약해 장애물을 만났을 때 피하거나 통과하지 못해 커버리지 역시 3.5㎓ 대역의 10~15%에 불과한 가운데 RIS는 전파의 방향을 꺾어 이런 음영지역을 해소한다.

이외에도 업계는 정부 주도의 6G 연구과제에 참여하는가 하면 위성과 지상망의 통합을 염두해 항공·우주용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역시 6G가 지금의 상황과 같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통신사의 선제적 투자만을 기대하기 보단, 고주파 대역을 활용할 수 있는 킬러 서비스 개발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나가야 조언한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역들에 대해 다른나라보다 늦지 않게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라면서도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투자 부진은 수익모델이 마련되지 않은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5G·6G를 요구하는 실시간 빅데이터 전송 서비스 등이 많이 나온다면 빠르게 대중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킬러 서비스 마련을 같이 고려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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