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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발자다] 셀러와 상생하는 카카오스타일 데이터 활용법

이안나
카카오스타일 소성운 데이터그룹 리더와 김하영 셀러데이터 분석 파트리더
카카오스타일 소성운 데이터그룹 리더와 김하영 셀러데이터 분석 파트리더
- 지그재그, 패션 플랫폼 처음 셀러 대상 커머스 분석 솔루션 출시
- 내외부+추출 데이터로 AI·ML ‘맥락’ 학습…“차별화 기술 만들 것”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카카오스타일에 ‘유저’는 일반 사용자뿐 아니라 입점 파트너(셀러)들까지 포함합니다. 셀러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그들이 성장해야 저희도 성장하는 구조이죠. 데이터를 활용해 일반 고객에게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제공하고, 셀러들에게 판매 노하우를 알려주는 이유입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커머스 앱 지그재그는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즐겨찾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기준 입점 스토어는 1만3000개 이상이고, 월간 이용자 수(MAU)는 370만명에 달한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1만개 이상 상품 중 선호하는 쇼핑몰과 브랜드, 구매 이력 등 데이터로 추천상품을 제공한다. 동시에 셀러들에게도 데이터를 활용한 도움을 주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소비자와 셀러를 위한 데이터 지원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조직이 바로 ‘데이터그룹’이다. 데이터그룹은 데이터 엔지니어링팀과 머신러닝(ML) 개발팀으로 구성된다. 현업에서 팀 단위로 데이터를 활용할 때 일관된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거버넌스도 관리한다. 최근 셀러 데이터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그룹과 함께 셀러데이터 분석 파트 조직 역할도 커졌다.

<디지털데일리>는 카카오스타일 소성운 데이터그룹 리더와 김하영 셀러데이터 분석 파트리더를 만나 서비스 개발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카카오스타일은 2017년(당시 크로키닷컴) 첫 수익모델로 ‘개인화 광고 서비스’를 내놓았을 정도로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에 강점이 있다. 이 데이터 활용 역량을 회사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수단 외에 셀러 지원에 적용했다. 지그재그 사업 초창기부터 판매자들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마케팅 등 부수적 활동을 간소화하도록 돕는 게 정보기술(IT) 플랫폼 역할이라고 생각해온 결과다.

이에 지난해 9월 입점 스토어 장단기적 전략 수립을 돕는 커머스 분석 솔루션 ‘지그재그 인사이트’를 정식 출시했다. 솔루션은 크게 ▲판매 인사이트 ▲키워드 인사이트 ▲고객 인사이트 ▲경쟁사 인사이트로 구성됐다. 구독형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서 지그재그 또다른 수익모델이기도 하다.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셀러들에게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은 지그재그가 처음이다.

소 리더는 “소형·개인 셀러는 판매 노하우가 부족할 수 있는데, 데이터 활용에 관심 없이 감으로 운영하거나 데이터 관심은 있어도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지그재그는 셀러 입점 순간부터 그들을 활용하는 고객이나 각 쇼핑몰 현황을 데이터로 볼 수 있으니, 이를 가공해 원하는 정보를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그재그 인사이트 가장 큰 장점은 셀러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 가령 이전까지 상품기획자(MD)들이 출근해 전날 몇 개 상품이 팔렸는지, 어떤 리뷰들이 올라왔는지 직접 확인하며 긍·부정 피드백을 분류해야 했다. 반면 솔루션을 활용하면 판매 데이터와 상품 리뷰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검은색 상품 판매가 저조한 데 ‘물이 잘 빠져요’ 같은 리뷰가 있다면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피드백이 빠를수록 판매자는 다음 분기 혹은 내년 상품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분석 솔루션은 제공 정보 범위에 따라 ▲베이직 ▲플러스 ▲어드밴스드 등 요금제로 나뉜다. 현재까진 베이직 상품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그재그 인사이트는 개발과 데이터 모두 확장성이 유연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퀵사이트를 활용했는데, AWS는 아시아에서 퀵사이트를 가장 잘 활용한 사례로 카카오스타일을 선정하기도 했다.
김하영 셀러 데이터 분석 파트장은 “처음 솔루션을 기획할 땐 데이터가 많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셀러 대상으로 타깃층을 높게 잡았다”며 “이제 막 쇼핑몰을 시작하는 셀러들을 위한 모델도 1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그재그는 패션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다 뷰티·리빙 등 카테고리를 넓혔다. 이에 따른 추천 기술 수준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예를 들어 과거엔 고객이 ‘크림’을 검색했을 때 크림색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카테고리를 넓힌 현재는 고객이 크림색 옷을 찾는지, 화장품 크림을 찾는지까지 구분해야 한다.

데이터그룹은 자체 추천모델 개발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에서 상품 특성을 뽑은 후 추천모델에 학습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맥락’에 따른 적정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필수 관문이다. 지그재그 자체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들과도 다 연동을 하고, 모델 착용샷 같은 이미지는 직접 데이터베이스(DB)화 한다.

소 리더는 “모델이 무슨 상품을 입었고 사이즈가 무엇인지 등을 추출해서 DB화하면, 사용자들이 특정 모델이 입은 상품을 모아보는 것도 가능하다”며 “내·외부 연동 데이터 가지 수를 늘려가고, 이를 활용 가능하게 만들어 기술적으로 차별화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이전 크로키닷컴에서 2021년 카카오 공동체로 편입되며 달라진 부분도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던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패션 바이 카카오’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며 사용자 타깃층을 넓힌 게 대표적이다. 또 카카오 AI 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기술 교류·협력도 진행 중이다. 기획전 일러스트 자동 생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소 리더는 “패션 커머스 도메인 관련 AI·AI/ML 기술들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사례를 더 넓혀갈 계획”이라며 “카메라 서치나 리뷰 추출, 이미지 처리 기술들을 패션 플랫폼에서 제일 잘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파트리더도 “데이터는 셀러들 말고도 내부 직원(크루)들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올해 전사가 데이터 활용을 쉽게 하도록 연 단위로 비교 지표 등을 도입하며 고도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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