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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그라비티 라그나로크X 해보니…“아기자기 오픈월드, 추억은 덤”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큰 거 온다. 큰 거 온다. 큰 거 온다.”

그라비티가 올해 선보인 신작 게임에서 2010년대에 유행한 사용자창작콘텐츠(UCC) 속 ‘자막구름’을 마주했다. 화면 가득히 채워지는 이용자 댓글이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 20주년 트릴로지(3부작) 마지막 타이틀 ‘라그나로크X:넥스트제너레이션(이하 라그나로크X)’을 지난 5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화려한 3차원(3D) 그래픽과 강렬한 서브컬처로 기울어진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속에서, 그라비티는 원작에서 이어받은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잔잔한 스토리 감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라그나로크X는 지난 2002년에 출시된 MMORPG ‘라그나로크온라인’을 계승한 신작이다. 게임 장르뿐 아니라 직업과 세계관 등 세부 요소가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자막구름도 이를 염두한 개발진이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요소로 게임 중간중간 확인할 수 있었다.

캐릭터 설정을 마친 뒤 재생된 애니메이션에는 자막구름이 등장했다. 자막구름은 2010년대 유행했던 영상 플랫폼 ‘티비플’에서 선보인 이용자 참여형 콘텐츠 서비스다. 이용자가 영상 시청 중 댓글을 남기면 해당 댓글이 영상 자막처럼 화면 중간에 등장하는 방식이다.


스토리 애니메이션 화면 아래로 댓글을 입력할 수 있는 채팅창이 마련돼 있었다. “큰 거 온다”, “여긴 내 구역이야!” 등 개발진이 제시한 문장을 입력하거나, 직접 원하는 문장을 입력할 수도 있다. 기자가 직접 입력한 문장은 애니메이션 중간에 밑줄이 쳐진 상태로 표시됐다.

기본적인 캐릭터 설정을 끝내고, 메인 퀘스트를 통해 게임 스토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라그나로크X에는 MMO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 수행’ 기능이 탑재돼 있었다. 캐릭터가 알아서 이동하고 퀘스트를 해결해, 저레벨 구간에서 크게 신경 쓸 부분은 크게 없었다.

저레벨 구간에서 중요한 것은 1차 전직과 캐릭터 능력치 배분이다. 10 레벨에 도달하게 되면 1차 전직을 하게 되는데, ▲검사 ▲도둑 ▲궁수 ▲마법사 ▲복사 ▲상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후 2차 전직에서 직업이 세분화되며, 각 직업마다 핵심 능력치가 조금씩 달라 레벨업 이후 능력치 배분에 유의해야 했다.


물론, 여기에도 이용자 편의를 위해 능력치 자동배분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1차 전직 직업을 검사로 택했으며, 한방 공격이 강력하다는 말에 이끌려 2차 전직 때는 ‘창기사’를 골랐다. 능력치 강화화면에서 ‘추천 포인트 추가’를 선택하니 검사 2차 직업 ▲어질검사 ▲창기사 ▲체력기사 세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여기서 창기사를 고르면 자동으로 맞춤형 능력치가 배분되는 방식이다.

라그나로크 원작 경험이 없는 신규 이용자도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메인 스토리도 마련돼 있었다. 스토리 진행에 관심이 없다면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좋아한다면 귀여운 캐릭터가 다양한 역경을 해결하는 스토리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기자기한 그래픽 탓인지 화려한 액션 쾌감은 없었다. 이를 기대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이용자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캐릭터 스킬 이팩트도 단조로운 편이며, 대미지 이팩트도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돼 화려함보다는 수수한 느낌이 강했다.

라그나로크X에서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수익모델은 게임패스 일종인 ‘배틀패스’였다. 배틀패스는 무료 보상을 지급하는 ‘킹덤 배틀패스’와 과금을 통해 추가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글로리 배틀패스’로 구분됐다. 이 외에도 구독 상품인 ‘카프라 응원’을 구매하면 주기적으로 퀘스트·출석 보상 증가 등 추가적인 혜택을 지급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과금이 필수적인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도 부담 없이 플레이하기 좋을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레벨을 23까지 성장시키면서 길드전을 통한 사용자 간 대전(PvP), 파티플레이 등 콘텐츠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짧은 플레이 기간 동안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함께 오픈월드를 여행하는 재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귀여운 모험가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원하는 이용자라면,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도 새로운 세대 라그나로크 이용자가 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편, 라그나로크X는 국내 출시 전 대만·태국·인도네시아 아시아 지역에서 선출시됐으며, 대만 지역에서는 앱스토어 매출 1위와 인기 순위 1위를, 구글플레이에서는 매출 순위 2위 및 인기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라그나로크X 원작 ‘라그나로크온라인’은 2002년 출시된 MMORPG로 이명진 만화가 원작 ‘라그나로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출시 당시 2차원(2D)과 3D 그래픽을 동시에 사용한 2.5차원(2.5D)이란 독특한 그래픽 게임으로 이용자 관심을 끌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온라인 인기를 바탕으로 ▲라그나로크제로 ▲라그나로크오리진 ▲라그나로크아레나 등 다양한 후속작을 선보인 바 있다.

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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