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사고/위협동향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는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피해보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다”며 “소중한 정보가 부적절하게 이용될 수 있으니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지난 3일 <디지털데일리>의 첫 단독 보도 LG유플러스 데이터 또 유출됐나… 해커 "사용자 데이터 2000만건 판매" (2023.01.03) 후 1주일 만의 공표다.

다만 유출 규모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LG유플러스는 18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으나 이것이 전체 피해 규모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훔쳐낸 해커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3000만건의 LG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단독] LGU+ 개인정보유출, 18만명?…해커, "3000만건 데이터 보유" (2023.01.10.) 이후 조사 및 경찰수사에 따라 피해 규모가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LG유플러스가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에 분쟁조정 신청 및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가 업계 관계자,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도,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향후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보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보상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가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취했는가도 관건이다.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충실히 수행했느냐에 따라 배상 책임이나 그 범위에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보상 금액에 대해서는 과거 판례를 통해 일정 부분 예측 가능하다. 2014년 KB국민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3사에서 개인정보 1억건이 유출된 사건 당시 소송인측은 5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고 조정을 거쳐 10만원으로 확정됐다. 2016년 인터파크의 개인정보 2540만건 유출 사례에서도 소송인은 3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고 최종 확정된 것은 10만원가량이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보상을 받는 것은 소송에 참여한 이들에 한정된다. 카드3사의 공동소송에서는 2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사례 역시 소송에 참여한 것은 2400여명으로, 유출 피해자 중 실제 보상을 받은 것은 0.1% 남짓이다.

보상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은 최종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때문이다. 2014년 시작됐던 카드3사 소송은 2019년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2016년 인터파크 소송도 2021년 마무리됐는데, 두 사례 모두 소송 개시부터 판결까지 5년이 걸렸다. 들이는 품에 비해 보상액이 적은 탓에 참여가 미미하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피해 보상과 달리 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과태료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인정보 유·노출 관련 과징금·과태료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개인정보위는 2020년 개인정보 330만건을 오·남용했다는 이유로 메타(페이스북)에게 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22년에는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구글과 메타에게 각각 692억원, 308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피해는 개인이 보고 보상은 정부가 챙긴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소송 절차 없이 개인정보위의 분쟁조정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안을 제시하고, 피해자과 기업 모두가 수락할 경우재판상 화해와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분쟁조정의 경우 어느 한 측이라도 수락하지 않는다면 불성립된다. 실제 2020년 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메타의 경우 2021년 분쟁조정이 진행돼 신청인들에게 3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이 나왔으나 메타 측이 이를 거부해 소송으로 이어졌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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