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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마크 창업자, “최수연 대표 앞에선 누구든 무장해제”

최민지
-포시마크 창업자 마니시 샨드라 대표, 네이버와 같은 ‘가치’ 확인
-“기술과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비전까지 공유, 드물고 특별한 관계”


[미국 레드우드시티=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최수연 대표가 네이버 역사상 ‘빅딜’로 꼽히는 포시마크 인수를 성사시키는 주역을 담당했다. 최 대표가 직접 포시마크(Poshmark) 창업자와 경영진을 수차례 만나 특유의 친화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내보였다. 이를 통해 포시마크는 인수 결정에 핵심이었던 네이버와 같은 기업가치를 확인했다.

포시마크를 창업한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만난 일화들을 꺼냈다.

앞서, 지난 9일 최 대표는 포시마크 본사에서 사내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때 전세계 포시마크 임직원 8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포시마크 경영진 또한 한국을 찾아와 네이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최 대표를 회상하며 “굉장히 날카로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졌다”며 “수치를 비롯한 사업의 모든 디테일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1981년생 젊은 나이로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최 대표는 엘리트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 후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인물이다. 변호사 주요 경력은 인수합병(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다. 네이버에선 글로벌 사업 전반을 총괄‧조율하면서, 신임을 받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최 대표를 “상대방을 빠르게 무장해제시키는 인물”로 치켜세웠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 경영진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상호 인간적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통 주제를 잘 끌어내 관계를 개선시킨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 경영진 개개인이 관심을 두는 패션과 골프뿐 아니라, 본인이 워킹맘이기에 교육과 육아에 대해서도 공감 있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처음 최 대표를 만난 자리에 4명의 공동창립자와 커뮤니티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며 “최 대표는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만남에서도 그런 점을 다시 상기시켜줬다”고 전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포시마크 기업가치와 관련 있다. “공감, 존중, 신뢰를 쫓으면 돈이 따라오지만, 돈만 쫓다 보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포시마크 내부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포시마크는 소셜과 커뮤니티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개인간거래(C2C) 커머스 플랫폼으로, 지역별 피드와 팔로잉을 구성 후 인플루언서‧셀러 피드를 보며 취향에 맞는 아이템과 게시글을 찾는다. 플랫폼 특성상 ‘사람’과 ‘관계’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포시마크는 판매와 구매에 집중하는 커머스 ‘중개’ 플랫폼에 만족하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인간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관계를 맺도록 하는 이유다.

기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창업 11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동창립자 4명이 모두 포시마크에 모두 재직하고 있다. 포시마크는 기업가치는 ▲사람 간 연결에 집중 ▲다름과 이상함에 대한 포용 ▲커뮤니티‧셀러들과 동반성장 ▲공감‧존중‧신뢰 기반 리더십이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포시마크와 수차례 미팅 끝에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네이버 또한 검색에서 시작했으나, 카페‧블로그‧밴드 등을 통해 성장하며 커뮤니티와 관계의 중요성을 우선하고 있다.

지난 방문에서 최 대표는“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웹툰부터 블로그까지 수많은 창업자와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는 생태계를 만들었고, 포시마크는 다양한 셀러들이 모여있는 플랫폼인 만큼, 다양성이라는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관련해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네이버를 봤을 때 상당히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포시마크는 콘텐츠, 커뮤니티, 임파워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라며 “인상 깊었던 점은 포시마크가 공유하는 가치와 공통분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네이버가 상당한 시간과 돈을 고객에게 투자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런 회사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시마크는 함께 성장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조직 간 이동이 자유로운데, 네이버에서도 볼 수 있었던 부분”이라며 “양사는 상호 보완적이고, 기술과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비전까지 공유하고 있어 드물고 특별한 관계다. 향후 10년간 양사가 어떤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북미 커머스시장에서 생소한 한국기업인 네이버를 인수주체로 선택한 배경 중 하나다. 실제로,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네이버를 단순히 한국 검색 소프트웨어 회사로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큰 회사인지, 어떤 사업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느정도로 커뮤니티에 열정이 있는 곳인지 몰랐다.

네이버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포시마크와 기술력을 연동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면서, 온‧오프라인 미팅 ‘포시파티’와 라이브쇼핑 ‘포시쇼’를 다음 단계로 진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공유했다. 포시마크는 이 과정에서 양사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마니시 샨드라 대표는 “포시마크에 대한 굉장히 깊은 이해를 보여줬다”며 “어떻게 네이버 기술을 잘 연동해야 라이브(쇼핑) 스트리밍 기술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준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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