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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동맹국에 '中 반도체 제재' 동참 요청…일본·네덜란드 "글쎄"

김도현
출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출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제재 수위를 높이기 위해 분주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우방국 정상에 동참을 요구하는 등 연합전선 구축에 나선 상태다. 다만 일본, 네덜란드 등은 입장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17일(현지시각)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해 거론했다고 밝혔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문제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안과 함께 해당 내용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미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이 첨단 장비와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고부가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반도체 설비 및 소프트웨어(SW) 납품을 제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에는 최신 기술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독점하는 ASML이 있다. ASML은 노광 분야 선두주자로 중국 제조사 대다수가 이 회사 제품을 쓴다. 미국이 네덜란드에 동맹을 제안한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커트 캠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일본 측에 (중국 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이슈를 주의 깊게 연구했고 적절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대화는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 역시 글로벌 반도체 장비 4위 도쿄일렉트론(TEL)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소재와 장비 등 부문에서 선두권 업체가 즐비하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네덜란드와 일본은 온도차가 느껴진다. 최근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통상장관은 “미국과 오랫동안 이야기했는데 지난해 10월 대중 수출규제와 같은 방안을 거론해 논의 틀을 바꿨다”며 “미국이 2년간 압박해왔으나 우리가 무조건 서명할 것이라고 봐선 안 된다”고 한발 물러섰다.

도미타 고지 주미일본대사는 “산업계와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라고 본다”며 “기술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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