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효도 가전’ 안마의자, 첫 제품은 쓰레기 더미에서 제작됐다? [IT발자국]
그동안 다양한 전자제품이 우리 곁에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반복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기기가 어느 순간 사라지거나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부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데일리>는 그 이유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명절이면 마음을 표현할 선물을 하나씩 손에 들고 반가운 얼굴을 보러 발걸음을 향하곤 하죠. 특히 부모님에게 인기가 많은 대표 ‘효도 가전’ 중 하나로는 안마의자가 있습니다.
안마의자는 주로 제품 내부에 마사지 볼을 탑재해 신체 부위를 압박하는 기구인데요. 애초에 안마의 기원은 아라비아어의 ‘압박’과 그리스어의 ‘주무르다’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사용자의 몸에 적당한 압박을 가해 주물러 주면서 피로를 푸는 목적이죠.
안마의자의 보급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해외여행 창구가 막히자 보상 심리로 안마의자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20인 이상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기업(B2B)용 안마의자 판매량이 늘어났는데요.
국내 안마의자 시장에는 바디프랜드, 세라젬, 코지마, 휴테크 등 다양한 한국 기업이 각종 제품을 내놓고 있는습니다. 그렇지만 안마의자의 종주국은 이웃나라 일본인데요. 그렇다면 안마의자는 언제, 어떻게 탄생한 걸까요?
◆54년생 안마의자, 쓰레기장에서 탄생…당시에도 ‘초고가’
첫 안마의자의 탄생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1954년 후지의료기의 창업자 후지모토 노부오가 제작한 ‘제1호기 후지안마의자’가 첫 제품입니다.
후지의료기의 설명에 의하면 제1호기 후지안마의자는 ‘쓰레기 더미’에서 태어났습니다. 후지모토는 남들이 쓰다 버린 목재나 야구공, 자전거 체인, 자동차 핸들 등을 이곳저곳에서 구해다 조립하기를 반복하면서 발명을 거듭했는데요.
이 제품은 의자 아래 쪽에 핸들이, 등받이 쪽에는 마사지 볼이 장착됐습니다. 핸들을 돌리면 마사지볼이 아래로 이동했는데, 이를 통해 등 마사지를 하는 방식이었죠. 제품력을 인정받아 제1호기 후지안마의자는 2014년 일본 사단 법인 일본 기계 학회로부터 기계 유산 제64호로 지정됐습니다.
오늘날에도 시중에 판매되는 안마의자는 고가인 편이죠. 100~200만원대가 보급형으로 분류되고, 프리미엄 제품은 500만원 이상인데요.
당시에도 안마의자는 비싼 제품이었습니다. 후지의료기가 1965년 두 번째로 내놓은 ‘후지안마의자 A-1’의 판매가는 80만원이었습니다. 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 월평균 소득이 1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값이죠. 이 때문에 안마의자는 일부 고소득층만 갖춘 초프리미엄 가전으로 여겨졌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꽃 피운 K-안마의자…로봇으로 거듭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안마의자 업체가 주류를 차지했습니다. 파나소닉, 이노마루 등이 내놓은 500만원 이상 제품이 주를 이뤘는데요.
안마의자 시작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2000년대 후반입니다. 바디프랜드가 자체 생산한 제품을 선보였고, LG전자도 일본 히타치와 손잡고 시장 진출을 마쳤죠.
한국 기업의 진출로 본격적으로 국내 안마의자 시장도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250억원에 불과했지만 5년 뒤인 2012년 2000억원 규모를 이뤘죠. 이후에는 교원, 동양매직(현재 SK매직), 휴테크, 코웨이 등이 제품을 내놓으며 ‘K-안마의자’ 호황기를 일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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