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소비 대목인 설연휴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조만간 신규 스마트폰 출시도 예정돼 있어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 보조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갤S22 등 플래그십폰 공시지원금 잇따라 상향

통신3사는 올해 초부터 설 연휴 직전까지 주요 플래그십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상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0일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기존 50만원에서 최대 62만원으로 올렸고, 사흘 후 KT도 같은 모델에 대해 65만원까지 공시지원금을 올렸다. KT는 갤럭시Z폴드4 공시지원금도 65만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는 16일 동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60만원으로, 이어 19일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각각 61만7000원, 60만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이날 갤럭시Z폴드3·플립3 출고가도 각각 9만9000원씩 내렸다.

이에 따라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256GB)의 경우 KT에서 최고 공시지원금을 받을 경우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까지 더해 74만75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출고가(145만2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실구매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소비 대목인 설연휴를 앞둔 통신사들의 판매 전략이자, 곧 출시 예정인 갤럭시S23이 시장에 풀릴 때에 대비해 전모델 재고를 소진하려는 방법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신규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23 시리즈는 다음달 7일부터 사전예약을 받는다.

◆ 불법보조금 시그널? 과거 같은 대란 없을 듯

일각에선 공시지원금이 높아지다 보니 설연휴를 맞아 일부 휴대폰 유통망에서 불법보조금을 집중 투입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 인상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활용한 불법판매 시그널로 작용하기도 한다. 판매자가 받아야 할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얹어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는 것인데, 공시지원금이 높으면 그만큼 가격인하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현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라 통신사가 정한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의 15% 추가 지원금을 초과해 지급하면 불법이다. 대부분 판매자들은 이 과정에서 일정 기간 고가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유지를 강권하기도 한다.

다만 정부 감시망 강화와 사업자들의 자정노력으로 과거 같은 보조금 대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장려금이 집중적으로 늘어났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며 “오히려 이런 시즌에는 단속이 심해 몸을 사리는 곳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연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성지’ 특성상 불법보조금을 모두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어서 향후 시장 상황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