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종합] LG화학, 석유화학 부진에 빛바랜 연매출 50조원

김도현
- 석유화학 ‘3중고’에 뒷걸음질…에너지 소재도 주춤
- 올해 투자 확대·성장세 유지 목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화학이 사상 첫 연매출 50조원을 돌파하는 경사를 맞이하고도 마냥 웃지 못했다. 주력인 석유화학 분야가 영업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편 재무건전성을 유지해 양적 및 질적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31일 LG화학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액 13조8523억원, 영업이익 19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2.3% 줄고 전년동기대비 26.7%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78.8% 전년동기대비 74.5% 하락했다.

작년 연간으로는 매출 51조8649억원, 영업이익 1913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대비 21.8% 상승 40.4% 하락이다.

이날 LG화학 경영기획담당 이명석 상무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장을 지속 추구하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성장동력에 대한 효율적인 자원 투입, 내부 효율성 개선, 운전자본 관리 총력 등이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올해 투자 규모를 4조원으로 책정해 전년(3조5000억원)보다 증대한다.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외 부분은 차입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미 이달 중 1조4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한데다 외화 자금을 일부 조달하기도 했다.

이번 실적에서는 비교적 견조했던 매출보다는 낙폭이 컸던 영업이익에 눈길이 쏠린다. 매분기 5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던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한 것이 직격탄이었다. 해당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2790억원, 영업손실 1660원으로 집계됐다.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 변기대 상무는 “중국의 공급 증가와 유가 상승, 수요 침체 등 삼중고에 시달린 여파”라며 “계속 육성해온 고부가 제품이 하락 폭을 그나마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공급과잉 영향은 이어질 전망이다. 변 상무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의 점진적 개선을 기대한다. 저탄소 기술 확보, 에너지 전환 투자 추진 및 고부가 사업에 자원 투입 집중 등으로 반등을 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승세가 뚜렷했던 에너지 소재 사업도 주춤했다. 작년 4분기 매출 1조883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대비 약 96% 빠졌다. 적자를 면한 것이 다행일 정도다.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 이영석 담당은 “4분기 양극재 매출은 고객사 연말 재고 조정, 판가 하락 등으로 3분기보다 30% 이상 축소했다. 물량 감소 외 메타 가격 안정화로 재고 레깅 효과가 줄었고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도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메탈 가격 급등 및 고환율 손익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LG에너지솔루션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물량 증가, 포트폴리오 학대 등으로 10% 내외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 이슈 등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이 담당은 “시장 둔화 우려에도 올해 전기차 시장은 20~40%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테슬라 주문 축소(오더컷) 등 루머는 사실무근이다. 4분기 고객사 재고 조정 이후 1분기 물량 기준으로 1전년동기대비 70% 성장할 것이다. 연간으로는 60% 성장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LG화학은 앞서 발표한 미국 양극재 공장 구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투자 효율성을 고려한 단계적 증설 여부 등 세부사항은 고객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는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단입자, 하이니켈 등 고부가 양극재 비중을 적극 확대하고 원가경쟁력 확보 노력을 이어간다. 이를 위해 광산업체와 협력체계 수립, 글로벌 셀 업체와 공급 조건 등 논의를 진행하다.

분리막 파트 역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LG화학은 기존 코팅 사업에 도레이와 합작사(원단 사업)가 더해지면 오는 2026년 분리막 부문에서 1조원 이상 매출,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생명과학 사업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는 이어갔다. 작년 4분기 매출 245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찍었다. 백신 및 성장호르몬 등 주요 제품 판매 확대에 따라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LG화학 생명과학 경영전략총괄 윤수희 전무는 “올해 (생명과학) 매출은 전년대비 20% 성장했다. 기존 당뇨치료제, 성장호르몬 등 주요 재품의 시장지위가 강화됐다”면서 “자체 개발한 통풍 치료 신약이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지난 1월 인수를 마무리 아베오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아베오는 미국 항암전문업체로 해당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매출이 30조9000억원이다. 올해는 32조2000억원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이 21조7000억원에서 20조20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나 첨단소재가 8조원에서 10조5000억원, 생명과학이 91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늘어나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