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테크’ 내세운 오아시스, 23일 상장…“따상보다 우상향 목표”(종합)

이안나
오아시스 안준형 대표
오아시스 안준형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오아시스가 그냥 콩나물·두부 파는 회사였으면 이렇게 흑자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게 불가능했다. 내부적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갖추고 물류 동선과 흐름, 재고관리 삼박자를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입성 전략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영업이익률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올해부터 외형 성장에 본격적인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130만명인 회원 수를 올해 300만명까지 확대, 향후 10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상장에서 523.6만주를 공모한다. 희망공모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며, 최대 공모 예정 금액은 2068억원이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7~8일 수요예측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4~15일 일반공모청약을 거쳐 2월23일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대표주간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안 대표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기록)을 바랐다면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상장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적정 기업 가치로 상장해 우상향하는 그래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분 오아시스는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3118억원, 77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19.9%, 80.7% 증가한 수치다.

중장기적으로 전국단위 새벽배송을 계획하고 있는 오아시스가 여전히 ‘흑자경영’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이유는 자체 물류기술 ‘오아시스루트’ 덕이다. 오아시스루트는 데이터 기반 상품 발주, 재고 관리, 위치 기반 픽킹·팩킹 최적 동선 가이드 등 전반적인 유통 및 판매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IT 물류 솔루션이다.

이를 기반으로 물류센터도 오아시스에 최적화돼 만들어지다보니 설립 비용 역시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는 게 안 대표 설명이다. 투자 비용이 높지 않으니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대비 회수기간도 짧다.

안 대표는 “물류센터 하나를 짓는데 50억원밖에 들지 않는다”며 “현재 오아시스 물동량 대비 확보해 놓은 시설투자(케펙스)가 이미 충분하다. 매출액이 8배 올라도 추가 케펙스 없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2020년 국내에서 특허출원 받은 오아시스루트를 해외에 수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미국·중국·일본·동남아 4개국에 출원 할 계획이며, 전날 중국에서 특허 심사 통과 연락을 받았다. 국내 토종 리테일 기술을 해외로 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다.

물류센터 안에도 오아시스 정보기술(IT) 역량이 곳곳에 녹아있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합포장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작업자 한명이 냉동·냉장·상온 상품을 모두 포장하다보니 인건비·포장비·물류 흐름 등을 3분의1로 줄였다. 유일한 자동화 기술인 로봇팔은 현장 작업자 15명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로봇팔엔 오아시스 자체 AI 기술이 투입됐다.

오아시스가 상반기 출시할 무인 자동화 시스템
오아시스가 상반기 출시할 무인 자동화 시스템
오아시스는 퀵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무인매장 등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 중이다. 먼저 올 상반기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해 고객경험을 변화시키는 게 목표다. 무인 매장에 설치된 AI카메라에도 오아시스 자체 기술이 들어가 있다.

안 대표는 “상반기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매장에 설치할 예정인데, 아마 오프라인 매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무인 자동화 매장 대부분은 소비자가 스스로 바코드를 스캔해 상품을 입력하는 방식이지만, 오아시스 무인매장은 360도 AI 카메라가 상품을 인식해 자동 결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오아시스는 PB상품 확대로 카테고리 확장과 이익률 제고를 목표로 삼는다. 현재 오아시스 PB제품 비중은 60% 가량인데, 신선식품 중시에서 마진율이 높은 가공식품·비식품으로 확대한다.

오아시스는 급식사업과 퀵커머스 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 퀵커머스 ‘브이’의 경우 사업을 시작할 준비는 마쳤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다. KT알파와 협업할 온에어 딜리버리, 즉 라이브커머스 즉시배송 서비스 출시도 임박했다.

한편 오아시스는 비용이 많이 드는 물류 부분을 관계사 실크로드에 넘겨 비용을 떠넘겼다는 지적에 대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크로드는 오아시스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2021년 설립한 물류 대행 서비스 업체다. 오아시스 물류센터 중 하나인 의왕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오아시스 물류 일부를 대행하고 있다. 문제는 실크로드가 설립 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실크로드는 오아시스 외 3자물류(3PL)를 담당하는 회사로 전체 매출에서 오아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 뿐더러, 오아시스는 물류 대행 비용은 실크로드에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크로드는 3PL 목적으로 영업 시작하는 초창기 회사다보니 비용이 나가는 것이고, 오아시스는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내재화했고 그게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