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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매각길’ 메쉬코리아, 전·현직 경영진 갈등 격화

이안나
메쉬코리아가 8일 이사회를 열고 hy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승인했다.
메쉬코리아가 8일 이사회를 열고 hy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승인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메쉬코리아가 hy(한국야쿠르트)로의 매각을 앞둔 가운데,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김형설 신임 대표를 필두로 한 메쉬코리아가 유정범 전 대표를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유 전 대표 측은 김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신청하고 임시주총 안건으로 현 경영진 해임 안건을 제출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7일 유정범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상 배임·횡령·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유 전 대표 범죄 행위로 회사 측에 수십억원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메쉬코리아는 유 전 대표가 회생법원으로부터 차입금 20억원 변제 허가를 받은 후 회사 채권·채무 관계가 없는 제 3자에게 20억원을 송금해 특경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회 승인 없이 회사 소유 국내외 특허와 출원권리 다수를 본인 명의로 이전해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유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해임된 지난달 25일 38억원 자기앞수표를 무단 인출했다고도 덧붙였다.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제기된 상황에서 회사와 채권자, 거래처 피해가 우려돼 조속한 수사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유 전 대표 측은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 의장을 모함·혐의를 씌우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하지 않고 소명하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배임·횡령 등 한 사실이 없고 모두 정상적인 업무였으며 해사 행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전 대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전 대표
메쉬코리아 전현직 경영진간 갈등은 지난달 25일 사내 이사진이 유정범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본격화됐다. 김형설 대표와 사내 이사진은 회사 채무를 변제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hy에 메쉬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유 전 대표는 이사회 절차적 위법성과 함께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난 6일 유 전 대표는 일부 지점장들과 hy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메쉬코리아 측은 “회사를 헐값으로 만든 장본인이 헐값 매각을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자리 보존을 위해 채권자·주주사·법원 모두가 인정한 hy 인수 결정을 폄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현직 경영진 간 내홍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8일 메쉬코리아 이사회는 신주인수계약 체결과 유상증자를 승인했다. 이는 hy 매각 절차에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이날 이사회엔 유정범 전 대표도 참석했다.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후 사내이사로 참석한 것이다.

이사회가 승인한 유상증자 규모는 약 800억원이다. 메쉬코리아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운영자금 긴급 조달을 목적으로 hy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유 전 대표가 제안한 국보 컨소시엄 800억원 유상증자 건은 이미 회생법원 허가를 통해 긴급자금(DIP,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대출) 차입과 주요 채무를 변제했다는 이유로 부결됐다.

이번달 23일엔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다. 이 자리에선 정관을 개정해 hy 유증을 위한 주식 발행 총수를 늘린다. 또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를 사내이사로, 변경구 hy 투자관리부문장을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날 안건에 유 전 대표 사내이사직 해임 안건과 현 경영진 해임 안건이 함께 올랐다는 것이다. 현직 경영진 해임 안건은 유 전 대표가 올렸다. 메쉬코리아 측은 유 전 대표가 지분 3% 이상 보유한 주주 자격으로 요구한 임시주총 소집을 수용했다. 유 전 대표는 현재 김형설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도 제기한 상태다.

한편,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의 P플랜(사전회생계획) 취하에 이어 지난 6일 회생법원에 ARS 회생에 대한 기각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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