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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무실까지 폐쇄했지만…메쉬코리아, 대표 교체·hy 매각 승인

이안나
- 메쉬코리아, 김형설 신임 대표 선임·매각 우선협상자 hy 선정
- hy 600억원 지원 자금으로 주 채권자·협력사 등 채무액 변제 계획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회생절차까지 밟으며 위기에 봉착했던 메쉬코리아의 ‘기사회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는 경영불화를 잠재우기 위해 유정범 대표이사를 해임, 김형설 부사장을 신규 대표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hy 매각딜을 통해 주요 채무자들 채권을 신속 변제하고 회생절차 개시 전 회사 정상화를 이끈다는 목표다.

25일 김형설 메쉬코리아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는 오전 10시30분경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여백 대회의실에서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대표이사) 해임건을 가결했다. 신임 대표로는 김형설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소지자다. 그는 유정범 전 대표와 함께 메쉬코리아를 공동창업하고 최고기술책임자(CTO), 투자담당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날 이사회가 열리기까진 난항이 있었다. 기존 이사회를 진행하려던 장소는 메쉬코리아 본사 사무실이었으나, 이사진 측 사무실 진입이 불가했다. 유정범 의장 측이 이사회를 막기 위해 전날 보안을 이유로 사무실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사진은 공증변호사 확인을 받은 후 근처로 장소를 옮겨 이사회를 진행해야 했다. 시작 시간 역시 40분 가량 지연됐다.

주주단으로 참여한 사모펀드(PE) 관계자는 “(유정범 의장이) 일정을 뒤로 미루길 원했으나 이를 거부하는 대신 본사에서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어제자로 사무실을 폐쇄조치 했다”며 “오늘이 급여일인데 법인카드와 인감 등을 갖고 잠수를 탔다. 이런 식이면 벤처투자(VC)업계나 PE가 어떻게 믿고 투자하겠나”고 말했다.

이사회에선 대표이사 해임 및 신규 대표 선임 건과 함께 ▲임시주총 소집 ▲3자배정 유상증자 우선협상자를 hy로 선정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안건들을 올리기 전 네이버·GS리테일·현대자동차 등 주요 주주들에게 동의를 받아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한 만큼, 법원에서도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사전회생계획(P플랜)보단 김 신임 대표가 제출한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 채택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회사 조기 정상화를 위해 hy 매각딜 내용을 담은 ARS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번 이사회를 통해 hy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변이 없는 한 매각딜은 성사될 전망이다. 메쉬코리아가 hy그룹 일원이 되면 양사 라스트마일 배송망을 통합해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hy 회생전용자금(DIP) 600억원 지원 허가를 법원에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OK캐피탈에 빌린 360억원과 미납된 협력업체 대금 30억원 등 채무들을 신속 변제한다는 계획이다. hy가 DIP로 지원할 600억원은 이후 유상증자 시 출자전환된다.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hy가 총 800억원 투자금으로 메쉬코리아 지분 67%를 취득해 인수하게 된다.

이사진 측 관계자는 “법원에선 금요일까지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 일치된 의견을 가져오라고 한 상태”라며 “DIP로 OK캐피탈 등 주요 채권자 상환을 진행하면 P플랜을 진행할 이유가 사라져 기각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물론 해임된 유정범 의장이 가처분 소송을 걸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이사진은 법적 요건을 모두 충족해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취임 첫 업무로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을 단행한다. 최병준 현 사업본부장(CBO)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하고 올해 7월까지 목표한 흑자전환 달성에 집중한다.

이후 임시주주총회는 다음달 9일 열린다. 현재 유정범 전 대표는 사내이사로서 의결권이 남아있다. 주총 의안으론 ▲정관 개정 ▲유정범 사내이사 해임 건 ▲신규 이사 선임 ▲신규 감사 선임 등이 올랐다.

메쉬코리아 측은 “어려움에 빠졌던 메쉬코리아가 정상화 물꼬를 텄다”며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줄여놨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을 지속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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