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배터리와 협업하는 자이스…배터리 'A to Z' 분석한다 [소부장박대리]

김도현
- 품질솔루션 사업부 아시아 세일즈 총괄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독일 자이스가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회사 아이덴티티인 ‘광학 기술’ 기반으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 동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만난 로저 바이어 자이스 품질솔루션 사업부 아시아 세일즈 총괄<사진>은 기자와 만나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돼 기쁘다. 한국은 전자, 자동차, 기계 등 분야에서 선도 주자다.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있고 솔루션 제공업체인 자이스의 역할이 충분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바이어 총괄은 32년을 자이스와 함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젝트 엔지니어링, 유럽 세일즈 매니저 등을 역임한 뒤 아시아 지역 영업을 주도하고 있다.

통상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았는데 이번 출장에서는 한국만 들리기로 했다. 품질솔루션 사업부가 초점을 맞춘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높이 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의 글로벌 배터리 회사, 모터 제조사, 완성차업체 등을 만나 업계 동향 및 자이스의 제품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다”며 “(이들과) 다양한 비즈니스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최대이자 세계 1위를 다투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스마트팩토리 체계 구축, 배터리 품질 및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을 위해 첨단 광학 기술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추진 중이다.

자이스는 배터리 개발 단계부터 생산, 제조 라인에 필요한 분석과 측정 솔루션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주사전자현미경(FE-SEM)으로 배터리 소재, 전극 등을 계측하고 나노급 엑스레이(X-ray) 설비는 비파괴 방식으로 배터리 내부를 검사할 수 있게 한다. 산업용 컴퓨터단층촬영(CT) 제품인 메트로톰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여러 사이즈 배터리를 단시간에 스캔한다.

다만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라 계측 솔루션 수요가 늘면서 관련 부문 경쟁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바이어 총괄은 “자동차 분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3차원 측정기(CMM)은 헥사곤과 미쓰도요, 덕인 등이 경쟁사”라며 “엑스레이에서는 웨이게이트, 에스에프에이, 쎄크 등이 경쟁 상대다. 또 현미경 쪽에서는 히타치, 지올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자이스는 작년 8월 동탄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등에 필수적인 광학 기기들이 전시된다. 불량 분석 및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비롯해 소재 분석, 정밀 측정, 비파괴 검사 등 솔루션도 지원한다.

바이어 총괄은 “해당 센터는 현미경 사업부의 솔루션과 품질 솔루션 사업부의 솔루션을 같이 체험하고 구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독일 본사에서 협력하려는 IQR(2개 부서를 합한 조직)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이제 독일까지 가지 않아도 한국 고객이 직접 자이스 장비를 써보고 고객 니즈에 따른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 및 개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향후 자이스는 국내 전자, 항공 부문으로도 사업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바이어 총괄은 “자이스는 품질 솔루션 사업부를 통해 큰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시장에서 성장성을 증명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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