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돌아온 전자업계 슈퍼 주총…상정 안건 살펴보니 [DD인더스]

백승은

글로벌 패권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산업 생태계 속에서 <디지털데일리>는 우리의 시각으로 산업 현안을 분석하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15일 삼성 시작으로 LG·SK 줄지어 주총 개최
- 이재용 ‘미등기 임원’ 신분 유지, 기간통신사업 시동 거는 LG전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2023년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이달 중순 삼성을 시작으로 LG, SK 등 대기업의 주총이 숨 가쁘게 진행된다. 올해 주총에서는 이사회 내 전문가와 여성 비중 확대에 집중했다. 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사업 경쟁력 확대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3월 셋째 주부터 국내 주요 기업의 주총이 연달아 열린다.

우선 15일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가 주총의 시작점을 끊는다. 17일에는 포스코홀딩스가, 23일에는 LG이노텍, 24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총을 연다. 27일에는 LG전자가, 28일은 LG화학이, 29일 SK하이닉스와 에코프로비엠의 주총이 줄지어 계획돼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주총 주요 안건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기존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였지만 제외됐다. 이로써 이 회장은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부회장직을 맡았을 당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3년 뒤인 2019년 임기가 만료됐으나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임기가 연장되지 않은 상태다.

재계에서는 현재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등기이사 복귀를 미뤘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을 받고 있다. 등기이사 상태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경영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신사업 발굴 상황과 정관 추가, 외부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 준비 현황을 알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사업 목적에 ‘기간통신사업’을 추가했다. 기간통신사업은 특정 공간에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활용한 특화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빠른 통신망이 필요한 산업 현상에서 주로 사용한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관련 사업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화장품판매업 역시 추가된다. LG전자가 운영하는 뷰티 전용 기기 브랜드 ‘LG 프라엘’ 라인업의 경쟁력을 확대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방향에서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이사회의 전문성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대한전자공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승우 서울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각 기업들은 작년 8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이 넘는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를 특정 성으로 구성할 수 없다. 이에 삼성SDI는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렸다.

LG디스플레이는 박상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또 SK하이닉스는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며,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신규로 선임한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본점소재지 변경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사업회사인 포스코는 포항에 본점을, 포스코홀딩스 본점은 서울시 강남구로 옮겼다. 이에 포항 지역 시민단체가 상경 시위를 여는 등 거세게 반발하자 이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